달콤한 고민: 과자 한 봉지의 무게
편의점 출입구 앞에서 서성이는 동안, 동전 세 개의 무게가 주머니를 짓누른다. 단돈 1,500원. 오늘의 저녁 예산이자 나의 모든 재산이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과자 진열대는 마치 미술관의 전시물처럼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각양각색의 포장지들이 소리 없이 나를 유혹했다. 짭짤한 감자칩? 달콤한 초콜릿? 아니면 바삭한 쿠키? 선택의 순간마다 위장이 꼬르륵 소리를 내며 불평했다.
"어서 골라. 뭐가 그리 어려워?" 계산대 앞 할머니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내 고민의 깊이를 알지 못했다. 초콜릿을 고르면 양이 적어 금방 허기질 것이고, 감자칩을 고르면 짠맛에 물을 마시다 잠에서 여러 번 깨게 될 것이다. 과자 하나의 선택이 오늘 밤 나의 행복을 좌우한다.
손끝이 '허니버터칩'을 향해 움직였다가, '초코파이'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다 결국 '새우깡'에 머물렀다. 어릴 적 어머니가 간식으로 사주시던, 가장 익숙한 맛. 그때 문득 깨달았다. 내가 고르는 것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위안이었다.
계산대로 향하는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놀라 돌아보니 대학 동기 민수였다.
"야, 오랜만이다! 여기서 뭐해?" 그의 손에는 캔맥주와 고급 안주가 들려있었다.
"그냥... 저녁거리 좀 사러," 새우깡을 쥔 내 손이 부끄러워졌다.
민수는 내 손의 과자를 힐끗 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녁 먹었어? 우리 집에서 라면 끓여먹자. 냉장고에 계란도 있고."
처음엔 거절하려 했지만, 그의 진심 어린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다. 몇 분 후, 우리는 그의 원룸에서 끓여낸 라면을 나눠 먹으며 대학 시절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새우깡은 안주로 변신했고, 내 1,500원은 여전히 주머니 속에 있었다.
돌아오는 길, 텅 빈 새우깡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며 생각했다. 고민의 무게는 과자 봉지만큼이나 가벼웠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가장 무거운 선택이 가장 가벼운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의 고민보다 더 달콤한 것은 예상치 못한 만남이 가져다주는 위로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