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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사진

흐릿한 고민의 사진

그녀가 죽은 남편의 사진을 한 장씩 태울 때마다, 나는 창문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내 카메라 셔터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가을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어둠을 채우는 밤이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그녀의 얼굴은 불빛에 비쳐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사진이 타는 냄새는 이곳까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상상 속에서 그 쓰라린 향이 내 코를 찔렀다. 한 장, 또 한 장. 그녀의 손끝에서 과거가 재가 되어갔다.

나는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며 고민했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 죽은 자의 흔적을 지우는 그녀의 의식을 몰래 사진으로 담는 것이.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다. 사진작가로서의 본능이었을까, 아니면 5년간 그녀를 몰래 관찰해온 집착이었을까.

"당신이 찍은 사진 속에 진실이 있나요?"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얼어붙었다. 언제 창문을 열었는지, 그녀는 내 존재를 알고 있었다. 손가락이 떨려 카메라를 거의 놓칠 뻔했다.

"나...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내 목소리는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처럼 연약했다.

그녀는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비 내리는 밤의 정적을 갈랐다. "그럼 이것도 찍어요."

그녀의 손에는 작은 사진 한 장이 들려 있었다. 그 사진 속에는 창문 너머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이 또렷했다. 날짜는 정확히 3년 전이었다.

"난 당신의 고민을 압니다. 사진에 담긴 진실과 거짓,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당신을."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 나를 관찰했어요, 그가 살아있을 때부터."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내 손이 떨렸다. 관찰자였던 내가 갑자기 관찰 대상이 되는 순간, 모든 권력 관계가 뒤집혔다.

"이제 선택해요. 당신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태울 건가요, 아니면 제가 당신의 사진들을 세상에 공개할까요?"

창밖으로 비가 그치고 있었다. 내 고민의 증거들이 담긴 메모리 카드를 그녀에게 건네며 생각했다. 어쩌면 진짜 사진은 피사체가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동자에 맺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