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포켓몬: 그 고민을 진화시키다
세상의 모든 고민은 당신 마음속에 숨어 있는 포켓몬 같은 것이라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내가 열 살 때,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내게 낡은 게임보이와 '포켓몬스터 레드' 카트리지를 건네주셨다. "네 안의 포켓몬을 잘 길러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를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서른이 된 지금, 나는 회사에서 쫓겨나 원룸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손에는 15년 전 할아버지가 주신 그 게임보이. 낡은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깜박이며 켜졌다. 세이브 파일은 하나뿐.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날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화면 속 캐릭터가 움직이자 갑자기 배틀 화면이 나타났다. '야생의 고민이 나타났다!' 문득 웃음이 나왔다. 게임 속 메시지는 계속되었다. '고민은 제안을 사용했다: 넌 실패자야.' 체력 게이지가 줄어들었다.
"포켓몬 고르기"를 선택했다. 내가 가진 포켓몬은 단 하나, '희망'이라는 이름의 약한 꼬마돌이었다. 레벨 1. 체력은 거의 바닥이었다. 고민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고민은 불안을 사용했다: 넌 앞으로 어떻게 살 거야?' 꼬마돌의 체력이 빨간색으로 변했다.
도망치기를 선택하려다 문득 할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다. "네 안의 포켓몬을 잘 길러야 한다." 나는 '싸우기'를 선택했다. 꼬마돌에게 가능한 기술은 단 하나, '인내하기'였다. 선택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고민의 공격이 계속될수록 꼬마돌의 체력은 줄어들었지만, 나는 계속해서 '인내하기'를 선택했다. 열 번째 '인내하기' 후, 화면이 번쩍였다. '꼬마돌이 진화합니다!'
꼬마돌은 딱딱구리로 진화했고, 새로운 기술 '대응하기'를 배웠다. 이제 고민의 공격이 들어올 때마다 '대응하기'를 사용했다. '고민은 미래불안을 사용했다!' - '희망은 대응하기를 사용했다: 난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고민의 체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배틀이 계속되면서 딱딱구리는 다시 한번 진화했다. 강력한 딱구리로. 이제 '해결하기'라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공격. '희망은 해결하기를 사용했다: 모든 고민은 내가 성장하는 과정일 뿐이다!'
화면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야생의 고민을 잡았다!' 갑자기 게임보이 화면이 꺼졌다.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밝아져 있었다. 내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손에 쥔 오래된 게임보이를 가슴에 안으며 생각했다. 모든 고민은 잡아서 길들이면 내 편이 되는 포켓몬 같은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