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당신의 회사가 당신을 고민하는 만큼
김 과장은 평범한 수요일 아침,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멈추지 않고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버튼을 누른 적이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출발해 2층, 3층... 쉬지 않고 올라갔다. 디지털 숫자가 바뀌는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봐요! 누가 좀!" 그가 외쳤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5층, 6층... 회사는 15층짜리 빌딩이었다. 마지막 층에 도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고민이 물밀듯 밀려왔다.
10층을 지날 때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췄다. 문이 열리고 그의 상사 박 부장이 서 있었다.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미소가 번져 있었다.
"아, 김 과장. 이렇게 일찍 올라오다니. 열정이 대단하군." 박 부장의 목소리는 어딘가 기계적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그가 타자마자 엘리베이터는 다시 상승을 시작했다.
"부장님, 제가 버튼을 누른 적이 없는데 엘리베이터가 계속 올라가요." 김 과장의 말에 박 부장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우리 모두 올라가고 있지. 승진이라는 이름으로." 박 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가 다시 멈추고 11층에서 이사가 탑승했다.
이사 역시 동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김 과장, 자네 성과가 좋더군. 요즘 잠은 잘 자나?"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답했다. "아니요, 사실... 요즘 잠을 잘 못 자고 있습니다. 업무 고민 때문에..."
13층에서 대표이사가 탔다. 이제 엘리베이터는 거의 꽉 찼다. 모두가 그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 과장, 지난 3년간 당신의 고민은 회사 성장에 큰 연료가 되었소." 대표이사의 말은 수수께끼 같았다.
마침내 15층. 문이 열리자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기계였다. 그곳에는 수백 개의 모니터가 있었고, 각 모니터에는 직원들이 고민하는 표정이 실시간으로 비치고 있었다.
"환영하오, 김 과장. 이곳이 우리 회사의 진짜 엔진이오. '고민 에너지 전환 시스템'이라고 하지." 대표이사가 설명했다. "당신이 밤마다 하는 고민,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 마감에 대한 스트레스... 그 모든 정신적 에너지가 이 기계에 의해 수집되어 회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는 거요."
김 과장은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의 무수한 야근, 끝없는 고민, 해결되지 않는 업무 스트레스가 모두 의도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회사는 직원들의 고민을 먹고 자라는 거대한 유기체였다.
"이제 선택해요, 김 과장." 대표이사가 말했다. "이 시스템의 관리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계속해서 에너지원으로 남을 것인가."
그날 밤, 김 과장은 새로운 고민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회사 빌딩의 불빛이 평소보다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새로운 생각으로 인해, 멀리서 회사 빌딩의 에너지 미터가 살짝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