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과 오컬트: 그림자의 진실
월식이 일어나는 밤, 그녀는 내게 자신이 죽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고백했다.
기숙사 옥상, 나와 서연은 검붉은 달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있었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을 통해 스며드는 냉기가 척추를 타고 올라왔지만,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나를 떨게 만든 것은 서연의 속삭임이었다.
"사람들이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을 알 수 있어. 특히 이렇게 달이 가려질 때..."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대학 3년 내내 짝사랑해온 그녀가 오컬트에 빠져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기숙사 방에 걸린 타로 카드들, 침대 밑에 숨겨둔 오래된 주술서적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고백이었다.
"믿지 않는다면, 네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을 말해줄까?" 서연의 눈동자가 달빛에 반사되어 이상하게 빛났다.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어제 저녁에야 알게 된 일이었다.
"벚꽃이 만개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네가 오지 않아서 걱정했어. 전화하려고 했는데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대."
숨이 막혔다. 할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식 날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PC방에 갔던 일을 평생 모르셨다. 내가 아는 한,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이었다.
"어떻게... 그걸 알아?" 목소리가 갈라졌다.
서연은 미소지었다. "내가 방금 말했잖아."
갑자기 서연이 내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나도 두려워. 이런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 건 작년 겨울부터야. 처음엔 무서웠어.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알아."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 서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늘 네게 고백하려고 했던 건 이게 아니었어. 사실은..."
그때였다. 옥상 문이 열리며 사감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있어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서연이 내 귀에 속삭였다. "내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자.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 있어."
그날 밤, 기숙사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 문자 한 통이 왔다. 서연이었다. "내일은 네가 들려줄 차례야."
다음 날 아침, 기숙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누군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약속된 시간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비록 서연은 이제 이 세상에 없지만,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내 고백을 들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