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애 고백
이 도시에서 서른세 번의 연애를 했지만, 단 한 번도 고백해본 적은 없었다. 언제나 고백을 받는 쪽이었던 나는 오늘, 생애 첫 고백을 준비하고 있었다. 손에 쥔 하얀 봉투가 떨리는 것을 느끼며 카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확인했다.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외모, 하지만 빠르게 뛰는 심장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카페 문을 열자 따뜻한 커피 향기와 은은한 재즈 선율이 나를 반겼다. 구석자리,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빛이 그녀의 갈색 머리카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마치 중력이 갑자기 열 배로 강해진 것처럼.
"30분 늦었네요."
그녀가 시계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 앞에 앉으며 봉투를 꾹 쥐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했잖아요.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6개월 전, 우연히 만난 이 여자는 내게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다. 내 모든 연애 패턴을 깨뜨린 사람. 내가 다가가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 하지만 3주 전, 갑자기 그녀는 이별을 고했다.
"이거..." 나는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내밀었다. "읽어줘."
그녀는 한숨을 쉬며 봉투를 열었다. 그 안에는 내가 밤새 써내려간 고백 편지가 있었다. 처음 써보는 고백 편지. 서툴고 어색한 문장들로 가득한.
그녀의 표정이 읽기 시작하며 조금씩 변했다. 웃음기 없던 입술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바보..." 그녀가 편지를 읽으며 작게 속삭였다. "이게 뭐예요?"
"내 첫 고백이야."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서른세 번의 연애를 했다면서요?"
"그래. 하지만 고백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언제나 고백받는 쪽이었거든."
그녀가 배를 잡고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카페 전체에 울려퍼졌다.
"그래서 이게 당신의 첫 고백이라고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끝'? 이게 전부예요?"
나는 당황했다. "부족해?"
"아니요, 완벽해요."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내가 원한 건 이거였어요. 당신이 마음을 여는 것. 그동안 당신은 스물아홉 번의 연애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은 없었죠."
나는 숫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려다 말았다. "어떻게 알아?"
"난 당신의 서른 번째니까요." 그녀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되고 싶어요."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모든 연애가 끝나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내가 한 번도 진심을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그녀에게, 나는 가장 짧지만 가장 진실된 고백을 했다. 사랑의 무게는 단어의 길이가 아닌, 그 말을 내뱉기까지의 용기에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