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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화장품

고백의 화장품: 피부 아래 숨은 진실

그녀가 내게 화장품을 선물했을 때, 난 그것이 독이 될 줄은 몰랐다.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분홍빛 크림은 마치 진주 빛 안개처럼 반짝였다. 라벨에는 손글씨로 '너만을 위한 특별한 고백'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내가 직접 만든 거야. 네 피부에 딱 맞을 거라 확신해." 유진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화장품 연구원인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선물이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 날 밤, 나는 크림을 얼굴에 바르며 거울 속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했다.

다음 날 아침, 피부는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생기가 돌았다. 동료들은 내 피부 변화에 감탄했고, 나는 유진의 재능에 더욱 감동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내 피부는 마치 빛을 발하는 듯했다. 이제 나는 그 크림 없이는 집을 나설 수 없었다.

"너무 좋아서 시중에 내다 팔아도 되지 않을까?" 내가 물었을 때, 유진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니, 이건 너만을 위한 거야." 그녀의 답변은 단호했지만, 목소리에 담긴 불안을 놓치지 않았다.

두 달째, 나는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나는 유진에게 끊임없이 고백했다. 일어나면 기억나지 않았지만, 유진은 내가 잠결에 말한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젯밤에 네가 말했어. 대학 때 내 일기장을 훔쳐봤다고."

호기심에 크림 성분을 분석해달라고 친구에게 부탁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안에는 미량의 심리활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었다. 꿈 상태에서 의식의 방어막을 낮추는 성분이었다. 유진은 내 모든 비밀을 캐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나는 평소처럼 크림을 바르는 척하며 유진에게 전화했다. "이 크림, 정말 마법 같아. 오늘도 바르고 잘 거야." 거짓말이었다. 대신 나는 밤새 깨어 있었다.

새벽 세 시, 예상대로 유진이 찾아왔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는 조용히 내 침대 옆에 앉았다. "오늘은 어떤 비밀을 들려줄까?" 그녀가 속삭였다.

"네가 원한 건 고백이었지." 내가 갑자기 일어나자 유진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진짜 고백은 화장품 속에 있던 게 아니야."

그날 밤 나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유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완벽함 앞에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는 것까지. 유진은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바보야, 나도 널 위해 이런 미친 짓을 한 거잖아."

지금 우리 욕실 선반에는 두 개의 크림 병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하나는 그녀가 만든 '고백의 화장품', 다른 하나는 내가 만든 '용서의 화장품'. 때로는 가장 진실한 고백이 피부 표면이 아닌, 그 아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