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게임: 달콤한 생존의 룰
마지막 봉지가 열리는 소리는 언제나 죄책감보다 크게 들렸다. 박지수는 과자 봉지를 뜯으며 마치 금고를 터는 도둑처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신경쓰지 마, 어차피 이건 단 한 번뿐인 게임이니까.
"환영합니다, '달콤한 생존' 게임에 참가하신 열 분 모두. 룰은 간단합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적인 목소리가 창고 전체에 울려 퍼졌다. "여러분 앞에 놓인 과자를 모두 드신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단, 각 과자에는 특별한 능력이 부여됩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 명심하세요."
지수는 자신 앞에 놓인 오레오, 초코파이, 감자칩, 젤리를 바라보았다. 다른 참가자들도 비슷한 과자들을 받았지만, 배치는 모두 달랐다. 어떤 과자가 어떤 능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게임이었다. 과자라는 이름의 러시안 룰렛.
오레오를 집어든 지수의 코끝에 익숙한 달콤함이 스며들었다. 과자를 입에 넣자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더니, 다른 참가자들의 머리 위에 숫자가 떠올랐다. 체력 게이지였다. '예측' 능력이었다. 그녀는 다른 과자들을 재빨리 먹어치웠다. 감자칩은 '회피' 능력을, 젤리는 '치유' 능력을, 초코파이는 '공격력 증가' 능력을 주었다.
"첫 번째 미션을 시작합니다. 여러분들 중 한 명이 '배신자'입니다. 30분 안에 배신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모두 탈락입니다."
공포가 참가자들 사이를 맴돌았다. 지수는 머리 위에 떠 있는 숫자들을 주시했다. 한 사람, 김도윤의 숫자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과자가 준 능력 중에 '체력 증가'는 없었다. 다른 규칙이 있는 걸까?
"이봐요, 잠깐만요!" 채연이라는 여자가 외쳤다. "이건 말도 안돼요. 우린 그냥 과자 광고 체험단으로 지원한 거라고요!"
도윤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순진하군. 이 게임에서 과자는 그저 시작일 뿐이야." 그의 손에 들린 것은 과자가 아닌 작은 리모컨이었다.
지수는 순간 깨달았다. 배신자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고, 이 게임은 공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감자칩이 준 '회피' 능력에 집중했다. 도윤이 리모컨을 누르는 순간, 그녀의 몸이 자동적으로 옆으로 굴렀다. 천장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것은 또 다른 과자 봉지였다. 내용물은 과자가 아닌 작은 USB였다. '게임 종료 코드'라고 적혀 있었다.
"진정한 게임은 지금부터야." 지수는 USB를 움켜쥐며 생각했다. 입안에 남아있는 과자의 달콤함이 이제는 쓰디쓴 생존의 맛으로 변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