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간식: 비 오는 날의 선물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은지는 창가에 앉아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며 따뜻한 코코아를 홀짝였다. 오늘같이 우중충한 날씨는 항상 그녀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비 오는 날엔 항상 특별한 간식이 있었지." 그녀는 중얼거렸다. 엄마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발이 묶일 때마다 마법처럼 부엌에서 달콤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쫄깃한 찹쌀떡, 노릇노릇한 호떡, 따끈한 군고구마. 창밖으로는 세상이 물에 잠겨도, 그들의 작은 부엌은 버터와 설탕 향기로 가득했다.
은지는 코코아 잔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기상청 앱에 떠 있는 빨간 경보는 앞으로 8시간 동안 더 비가 내릴 것이라 예고했다. 그녀는 불현듯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텅 비다시피 한 선반 위에는 계란 몇 개와 우유, 버터가 있었다. 냉동실에서는 얼마 전 친구가 선물해준 팥앙금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해."
그녀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도리야키 만드는 법 좀 알려줘."
전화기 너머로 엄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비 오는 날이니 간식이 필요하지. 메모할 준비 됐니?"
밀가루를 체에 내리고, 계란을 풀고, 반죽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빗소리는 점점 거세졌다. 집 안에 퍼지는 달콤한 향기는 빗소리와 어우러져 은지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첫 번째 도리야키가 완성됐을 때, 현관문 벨이 울렸다. 택배 기사였다. 그는 비에 흠뻑 젖은 채 서 있었다.
"이런 날씨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은지는 말했다.
"괜찮습니다. 일이니까요." 기사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어깨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잠시만요." 은지는 부엌으로 뛰어가 방금 만든 도리야키 두 개를 작은 종이봉투에 담았다. "따뜻한 간식이에요. 차 한잔과 함께 드세요."
기사의 놀란 표정이 은지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배달이 많아서... 정말 힘든 날이었거든요."
문을 닫고 창가로 돌아온 은지는 빗속을 걸어가는 택배 기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봉투를 조심스럽게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 순간, 은지는 깨달았다. 날씨는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지만, 작은 간식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쩌면 엄마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것은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은지의 마음속에는 따스한 햇살이 가득했다. 그녀는 다시 반죽을 저으며 생각했다. 오늘은 몇 개나 더 만들어야 할까? 내일도 비가 온다고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