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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교

날씨와 학교: 우산이 비밀을 품은 날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우리 학교에 새로운 전설이 태어났다. 비는 창문을 두드리며 교실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안달이었고, 나는 그 소리에 눈을 감은 채 창가에 앉아 있었다.

유리창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는 마치 누군가가 천천히 손톱으로 긁는 것 같았다. 선생님의 분필 소리와 섞여 이상한 교향곡을 만들어냈다. 젖은 교복 냄새와 교실 특유의 분필 가루 냄새가 공기 중에 묘하게 뒤섞였다. 그날 오후, 수학 시간은 평소보다 길게 느껴졌다.

"오늘은 방과 후에 모두 교문 앞에 모이세요. 날씨 프로젝트 설명회가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공지에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날씨 프로젝트라니? 비가 오는데 교문 앞에서?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학교의 어떤 규칙은 질문 없이 따르는 것이 편했으니까.

오후 4시, 빗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교문 앞에 모인 우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비를 맞고 있었다. 그러다 교장 선생님이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붉은색 우산이 있었다.

"여러분, 이 우산 보이나요? 이건 단순한 우산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학교가 70년 동안 간직해온 비밀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우산을 펼쳤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 머리 위의 하늘에서 비가 멈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가 서 있는 교문 주변에만 동그랗게 비가 내리지 않았다. 마치 투명한 돔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학교는 날씨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70년 전 설립자가 만든 이 우산은 그 능력을 깨우는 열쇠죠. 여러분 중 한 명이 다음 주인이 될 겁니다."

웃음소리가 들렸다. 누군가는 히스테리에 빠진 듯했다. 하지만 내 시선은 우산 위로 쏟아지는 빗방울이 공중에서 증발하는 광경에 고정되어 있었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내 손끝에서 시작되어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교장 선생님이 내게 다가왔다. "네가 느끼고 있구나. 이 학교에 온 진짜 이유를 이제 알 때가 됐어."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대신 내 손바닥을 보게 되었다. 맑은 하늘이 필요한 체육대회 날, 모두가 우산을 펼치고 등교하는 아침,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바라는 아이들의 소원... 이제 날씨와 학교는 내게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었다.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교실 창가에 앉아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만약 그날 내가 우산을 펼치지 않았다면, 세상은 지금과 얼마나 다른 날씨 속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