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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고민

로맨스의 무게: 그 달콤한 고민

내 책상 위에는 세 잔의 커피와 다섯 개의 빈 잔이 놓여있다. 나는 그것들 중 어느 것도 들지 않는다. 대신 창밖으로 가을비가 타일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때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늘 밤 10시, 우리 다리에서 만나자. 중요한 얘기가 있어."

유진의 메시지였다. 우리는 7년 동안 친구였고, 나는 6년 11개월 동안 그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걸지도.

비는 내 발걸음과 함께 점점 거세졌다. 우산 아래로 비 냄새가 진하게 피어올랐고, 가로등 불빛은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부서져 춤을 췄다. 다리에 도착했을 때, 유진은 이미 거기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비에 젖어 어깨에 달라붙어 있었다. 우산도 없이.

"미쳤어? 이렇게 비 맞고 서 있으면 어떡해?" 내 목소리가 떨렸다. 걱정 때문인지, 기대 때문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유진은 웃었다. "여기, 네가 좋아하는 장소잖아."

이 다리는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었다. 그녀가 자살을 시도하려던 그날, 나는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그리고 말했다. "뛰어내리지 마. 네가 사라지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하나 없어지는 거야."

"나 다음 주에 떠나." 유진이 갑자기 말했다. "미국 장학금 받았어. 2년 과정."

비가 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니, 눈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축하해. 정말 잘됐네." 입술이 떨렸다.

"근데..." 그녀가 머뭇거렸다. "내가 고민이 있어."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무슨 고민일까? 설마?

"난 가고 싶어. 이건 내 꿈이었으니까."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가고 싶지 않아."

"왜?" 숨을 참으며 물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내 눈을 바라봤다. "네가 여기 있으니까."

그 순간, 시간이 멈췄다. 비 내리는 소리,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심지어 내 심장 소리까지. 모든 것이 멈췄다.

"7년 동안, 너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 그녀가 작게 웃었다. "내가 먼저 말해야 하는 거였어?"

내 입이 저절로 열렸다. "나는... 네가 떠나는 게 두려웠어. 네가 내 마음을 알게 되면, 우리의 우정이 망가질까 봐."

"그런 고민을 7년이나 했다고?" 그녀가 이제는 울고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한 걸까?"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우산이 우리 사이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7년의 고민과 망설임 끝에, 나는 그녀에게 키스했다. 비가 우리를 덮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때로는 가장 달콤한 로맨스가 가장 깊은 고민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가끔은, 그 고민을 뛰어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지 용기 한 방울뿐이다. 비가 그치고 난 뒤, 우리의 이야기는 비로소 진짜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