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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고민

보드게임 고민: 마지막 주사위를 굴리기 전

저녁 여덟 시 삼십 분,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우주의 한 지점에서 나는 세상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우리 넷의 인생이 걸린 주사위를 굴리기 직전이었다.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마. 그냥 굴려." 창가에 기대앉은 민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지루함과 초조함이 섞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칠색의 말들이 복잡한 판 위에 흩어져 있었고, 나무 토큰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다음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램프 불빛 아래 보드게임의 화려한 색상이 더 선명하게 빛났다.

주사위를 손에 쥔 채, 나는 계속 망설였다. 이 작은 주사위 하나가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흰색 주사위의 차가운 모서리가 내 손바닥을 누르고 있었다. 6이 나오면 승리, 그 외의 숫자면 패배. 단순한 확률 게임처럼 보였지만, 이것은 그저 보드게임이 아니었다.

"빨리 해, 진우야. 약속했잖아, 오늘 결과대로 하기로." 지영이 차가운 음료를 마시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서려 있었다. 우리가 세 시간 전에 맺은 약속—이 게임의 승자가 다음 달 해외 인턴십 지원서를 내기로. 패자들은 포기하기로.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보드게임 위에 우리의 미래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 이것도 결국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우연, 전략, 그리고 타이밍이 교차하는 지점.

"주사위는 던져진 거야, 사실은." 태현이 갑자기 말했다. "네가 고민한다고 확률이 바뀌는 건 아니잖아. 그냥 운명을 받아들여."

그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내가 고민하는 건 주사위 숫자가 아니야."

세 사람이 동시에 나를 바라봤다.

"난 이 게임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도 되는지 고민 중이야. 우리가 서로를 밀어내는 대신, 왜 함께 도전하지 않지? 네 명이 함께 준비하면, 한 명보다 더 나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잖아."

침묵이 내 말을 삼켰다. 지영이 먼저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민수와 태현도 서서히 표정이 풀어졌다.

"바보 같은 보드게임 하나로 우리 미래를 결정하려고 했다니..." 민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는 그 작은 주사위를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누군가의 손에 다시 쥐어질 때까지, 그것은 계속 굴러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게임은 이미 끝났다. 혹은, 진짜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