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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과자

스트레스 과자: 달콤한 위로의 함정

이상하게도 과자 봉지가 열리는 소리는 언제나 그녀의 실패를 알리는 신호였다. 윤서는 손끝이 바스락거리는 비닐에 닿는 순간, 오늘도 자신이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회사에서 돌아온 지 겨우 십 분, 현관문 옆 신발장 위에 놓인 과자 봉지에 손이 먼저 가 있었다.

감자칩이 입안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귓가를 채웠다. 짭짤한 맛이 혀끝을 자극하고, 바삭한 식감이 스트레스로 딱딱하게 굳은 그녀의 어깨를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았다. 평소라면 절대 넘지 않았을 칼로리의 벽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윤서는 오늘의 실패를 씹어 삼켰다. 팀장의 쏘아붙이는 목소리, 마감에 쫓기는 초조함, 동료의 냉소적인 시선, 모든 것이 과자 한 봉지 속으로 사라져갔다.

"또 먹고 있네."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윤서는 손을 멈췄다. 이미 봉지의 절반이 비어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대학 시절에는 시험 기간에만 찾던 과자가, 이제는 매일 찾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스스로를 속여왔다.

"그거 알아? 과자를 먹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마약과 비슷한 경로로 작용해." 룸메이트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며 말했다. "일종의 중독이라고.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계속 찾게 되는."

윤서는 손에 묻은 기름기를 휴지로 닦았다. 문득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들이 떠올랐다. 한 달 전, 두 달 전, 일 년 전. 점점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 과자를 삼키며 함께 삼켰던 감정들. 해결되지 않은 채 그저 지방으로 변해 몸에 쌓이는 스트레스. 입 안의 달콤함은 잠시지만, 몸과 마음에 쌓이는 무게는 영원히 남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남은 과자를 봉지째 쓰레기통에 던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통제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윤서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조깅화를 꺼냈다.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어제의 과자보다 더 강한 카타르시스가 그녀를 채웠다. 달리는 동안 땀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전날의 스트레스가 함께 흘러내리는 듯했다.

한 달 후, 윤서의 부엌 선반에는 과자 대신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자리했다. 스트레스가 찾아올 때마다 그녀는 이제 다른 출구를 찾았다. 때로는 달리기, 때로는 일기, 때로는 그저 깊은 숨쉬기. 그러나 가끔, 정말 힘든 날에는 여전히 과자 봉지를 찾는 자신을 발견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었다.

신발장 위, 그 익숙한 자리에 놓인 과자 봉지 앞에서 윤서는 미소 지었다. 오늘은 봉지를 열지 않았다. 스트레스는 여전히 그녀의 삶에 존재했지만, 이제 그것을 달콤한 함정으로 삼키는 대신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과자 봉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대신,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힘차게 뛰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