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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남사친

스트레스 완화제: 그 남사친의 비밀

그 문자를 받았을 때, 지민의 가슴은 초침처럼 불규칙하게 뛰었다. "오늘도 야근이야? 옥상에서 바람 좀 쐴래?"

무표정한 상사의 얼굴, 쏟아지는 업무량, 그리고 메일함에 쌓인 읽지 않은 79개의 이메일. 지민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스트레스는 마치 물이 스며들듯 그녀의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문득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니 준호의 문자가 아직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10분 후에 올라갈게."

회사 옥상에 도착했을 때, 준호는 이미 두 캔의 콜라와 작은 도시락 같은 것을 펼쳐놓고 있었다. 그는 지민의 남사친이었다.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우정을 유지해온.

"야, 너 얼굴이 완전 시체색이네." 준호가 웃으며 콜라를 건넸다.

"고마워. 정말 필요했어." 지민은 콜라 캔을 따며 말했다. 탄산의 거품이 콜라 캔 위로 살짝 튀어 올랐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뇌에서 끓어오르는 스트레스 같다고 지민은 생각했다.

"이거 먹어봐. 어제 만들었어." 준호가 작은 도시락을 밀어주었다. 안에는 깔끔하게 썰린 과일들이 있었다.

"너 요리까지 해? 여자친구한테 잘 보이려고?" 지민이 놀리듯 물었다.

"여자친구는 무슨... 그냥 스트레스 받을 때 뭔가 손으로 만드는 게 도움이 돼서." 준호의 대답은 의외로 진지했다.

도심의 불빛들이 마치 별처럼 반짝이는 가운데, 두 사람은 콜라를 마시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쁜 회사생활, 불안한 미래, 그리고 가끔은 서로의 고민까지. 이상하게도 준호와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가 마치 거품처럼 사라졌다.

"사실 나 이직 준비 중이야." 지민이 갑자기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었다.

"알아. 네 책상 서랍에 자기계발서가 늘어난 걸 봤어." 준호가 빙그레 웃었다.

"넌 어떻게 항상 내 마음을 읽어?" 지민이 궁금해했다.

"음... 그건 말이지..." 준호는 잠시 망설이더니 콜라 캔을 내려놓았다. "사실 나 오래전부터 널 좋아했어. 근데 우정이 깨질까 봐 말 못했어."

순간 지민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7년간의 우정이 한 순간에 다른 형태로 변형되는 기분이었다.

"미안해, 부담 주려던 건 아니었어." 준호가 급히 말했다.

"아니... 그게..." 지민은 말을 잃었다. 그동안 준호가 옆에 있을 때마다 느꼈던 편안함,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가끔 네가 웃을 때면, 내 스트레스도 같이 사라져." 지민이 마침내 말했다.

도시의 소음이 희미하게 들리는 옥상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지민은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해소제가 바로 곁에 있었다는 것을. 남사친의 가면을 쓰고 7년간 자신을 지켜봐 준 준호가, 어쩌면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