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보드게임: 삶의 주사위를 굴리다
그녀가 주사위를 집어 들었을 때,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멈췄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이 주사위의 모서리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보리색 큐브 위에 새겨진 검은 점들이 그녀의 손바닥에서 반짝였다. 주사위가 공중에서 회전하는 그 짧은 순간, 우리 모두는 동일한 생각을 했다: 행운이 그녀의 편이길.
"여섯! 아, 드디어!" 유진이 외쳤다. 그녀의 파란 말이 보드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나는 내 빨간 말을 바라보았다. 출발점에서 단 한 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 밤, 이 낡은 아파트 거실에 모여 보드게임을 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느끼는 압박감, 상사의 날카로운 지적, 마감 시간에 쫓기는 초조함, 그 모든 스트레스를 이 작은 보드판 위에서 풀어내곤 했다. 그것은 우리만의 의식이었다. 우리는 주사위를 던지고, 카드를 뽑고, 전략을 세우며 실제 세계의 압박감을 잠시 잊었다.
"원래 인생이 그렇지," 민수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6을 굴리고, 나 같은 사람들은 1과 2만 나오는 거야."
그의 말에 우리는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에는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보드게임의 규칙은 단순했다. 주사위를 굴리고, 나온 숫자만큼 말을 움직이면 됐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어땠을까? 그 규칙은 누가 정했을까? 왜 어떤 사람들은 항상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걸까?
내 차례가 왔다. 주사위를 손에 쥐고 흔들었다. 플라스틱이 내 손바닥에 부딪히는 작은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주사위를 던졌다. 그것은 보드 위를 굴러 마침내 멈췄다. 1이었다.
"또?" 나는 한숨을 쉬었다.
유진이 내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 다음에는 더 나은 숫자가 나올 거야."
그날 밤, 모두가 돌아간 후,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삶이란 그저 거대한 보드게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말이고, 누군가—혹은 무언가—가 주사위를 굴리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굴려온 1들은 정말 운이 나빴던 걸까, 아니면 그저 삶의 한 부분이었을까?
다음 날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주사위를 꺼냈다. 어젯밤 게임에서 실수로 가져온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모서리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나는 작은 결심을 했다. 오늘부터는 내가 직접 주사위를 굴려보자. 스트레스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적어도 내 게임의 규칙만큼은 내가 정하기로.
주사위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처음으로 오늘이 기대됐다. 결국, 모든 게임에는 전략이 있고, 주사위는 언젠가 6을 보여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