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유튜버: 당신의 고통을 보는 사람들
첫 번째 구독자가 천 명이 넘어가던 날, 내 핸드폰은 그녀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문자로 진동했다. 사실 이상한 건, 그녀의 죽음이 내 채널의 성장과 관련 있다고 확신했다는 점이다.
3개월 전, 나는 '스트레스 힐링 채널'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위로한다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구독자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댓글은 스팸뿐이었다. 그때 유미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당신의 영상을 보며 위로받았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우리는 카페에서 만났다. 유미는 말랐고, 손톱이 다 물어뜯겨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직장 이야기를 털어놨다. 과도한 업무, 밤샘 근무, 상사의 괴롭힘. 그녀가 이야기할 때마다 손은 떨렸고,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녀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블랙기업 피해자의 것이었지만, 그 생생함은 가슴을 후벼팠다.
"이걸 영상으로 만들어도 될까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얼굴만 나오지 않으면요."
유미의 사연을 재연한 영상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일주일 만에 구독자가 100명을 넘었고, 댓글은 폭발했다.
"나도 정확히 같은 경험이 있어요."
"이 영상 보면서 울었습니다."
"내 이야기도 들어주세요."
그렇게 나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고백을 받아 영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매주 한 명의 이야기를 영상화했고, 구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이 공유될 때 위로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남의 고통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위안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유미의 두 번째 영상도 만들었다. 상사의 모욕이 더 심해져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로 "이제 정말 버티기 힘들어요"라는 말을 넣었다. 그 영상은 내 채널 최초로 조회수 5만을 돌파했다.
그리고 오늘, 그녀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메시지는 그녀의 동생이 보낸 것이었다. "언니가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렸어요. 마지막으로 본 것이 당신의 유튜브였데요."
핸드폰을 내려놓자, 유튜브 알림이 연달아 울렸다. 유미의 두 번째 영상이 바이럴이 되어 구독자가 천 명을 넘긴 것이다. 댓글엔 애도의 물결이 넘쳤고, 언론사에서는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내 방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유튜버인가, 아니면 고통을 상품화하는 포식자인가.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린 것인가, 아니면 그저 조회수를 위해 그들의 아픔을 이용한 것인가.
책상 위의 카메라가 나를 응시한다. 레드 라이트가 깜빡이고, 나는 녹화 버튼을 누른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내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도 결국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 역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스트레스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