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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자매

스트레스의 자매들: 그녀들의 안녕하지 않은 일상

어머니의 장례식 날, 나는 언니가 우산 속에서 웃고 있는 것을 보았다. 비가 세상의 모든 빛을 씻어내리는 날이었다. 슬픔이라는 색을 포함해서.

"재미있지, 민지야. 이제 우리만 남았어." 언니 수지는 빗소리에 묻힐 듯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이상한 경쾌함이 있었다. 검은 장례복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장례식장 끝에서 마지막 인사를 받던 우리는 고통의 무게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굴복하고 있었다.

언니와 나는 겉보기엔 너무 달랐다. 수지는 다국적 기업의 임원으로, 항상 칼같은 정장과 완벽한 미소를 장착했다. 나는 지방대학 교수로 머리를 묶은 채 낡은 청바지를 즐겨 입었다.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다. 그 끈의 이름은 '스트레스'였다.

"엄마가 떠났어." 내가 말했다.

"그래, 떠났지." 언니는 웃음을 그치며 말했다. "이제 우리를 판단할 사람이 없어. 자유로워졌네, 자매여."

집으로 돌아와 우리는 어머니의 물건을 정리했다. 약병들, 수면제, 진통제, 항우울제들. 언니는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귀에 걸려있던 다이아몬드 귀걸이도 함께 집어넣었다.

"왜 그래?" 내가 물었다.

"이게 내 인생의 가격표야." 언니가 말했다. "매달 보고서, 매주 회의, 매일 밤 불면증. 다 버릴 거야."

그날 밤, 우리는 어머니의 침대에 함께 누웠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 터질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면서. 언니의 손에는 떨림이 있었고, 내 목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무거운 돌이 얹혀있는 듯했다.

"완벽해 보이는 내 인생이 얼마나 지옥 같은지 아무도 몰라." 언니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매일 밤 악몽을 꿔. 제출 기한에 쫓기는 꿈, 발표 중에 모든 단어를 잊어버리는 꿈."

"나도 그래." 내가 속삭였다. "논문 마감에 쫓기고,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 어제는 강의실에서 손이 떨려서 분필을 떨어뜨렸어."

우리는 고백의 시간을 가졌다. 언니의 우울증과 내 불안장애. 언니의 과도한 업무와 내 완벽주의. 언니가 숨겨둔 처방전과 내가 감춘 일기장. 그리고 우리 모두가 어머니에게 숨긴 진실들.

새벽이 올 무렵,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인식 속에서 위안을 찾았다. 우리의 스트레스는 실은 쌍둥이 자매였다. 다른 옷을 입었을 뿐, 똑같은 얼굴을 한.

아침, 언니는 사직서를 썼고, 나는 한 학기 휴직 신청서를 작성했다. 우리는 어머니의 오래된 차에 짐을 싣고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났다. 두 자매가 함께 만들어낸 용기의 여정이었다.

내리는 비 속에서, 언니가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진짜 웃음이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제였다는 것을. 스트레스라는 자매는 우리 각자의 내면에 살고 있었지만, 우리라는 진짜 자매는 그것보다 더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