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회사: 당신이 만든 감정 공장
오늘 아침,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실제 물질로 변환되어 회사 건물을 가득 채운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불안은 희끄무레한 안개로, 분노는 짙은 적색 연기로, 무력감은 끈적한 검은 액체로 변한다고 했다. 나는 웃으며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내 책상 위로 모래시계처럼 떨어지는 회색 가루를 보고 웃음이 멎었다.
회사 전체가 변했다. 마케팅팀 쪽에서는 마감에 쫓기는 직원들의 불안이 안개처럼 천장에 맴돌았고, 재무팀 주변에는 분노의 붉은 연기가 소용돌이쳤다. 통로를 지나는 과장님의 발자국마다 끈적한 검은 무력감이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가장 무서운 건 내 주변에 쌓이는 회색 가루였다. 지루함이라고 했다. 내 영혼이 조금씩 마모되어 떨어지는 가루.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감정이 우리를 가두는군요." 옆자리의 김 대리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머리 위로 떠다니는 형형색색의 작은 빛들을 가리켰다. "이건 희망이래요. 나만 보이나 봐요."
점심시간, 사람들은 식당에서 각자의 감정 물질 속에 고립된 채 밥을 먹었다. 몇몇은 이미 자신의 스트레스에 익숙해져 그것을 이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HR팀의 박 부장은 자신의 완벽주의에서 나온 단단한 결정체를 연필깎이로 사용했고, 신입사원은 자신의 초조함이 만든 진동으로 커피를 저었다.
오후 회의실, CEO가 우리 앞에 섰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런 물질도 보이지 않았다. "여러분의 스트레스는 회사의 자산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것을 수집하여 에너지원으로 변환할 계획입니다." 그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였다. 그가 손뼉을 치자 천장에서 투명한 관이 내려왔고, 우리의 감정 물질들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나는 결심했다. 내 회색 가루를 모아 사직서를 썼다. 그리고 김 대리에게 빌린 희망의 빛으로 봉투를 봉했다.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내 자리에는 어제의 회색 가루가 모두 사라지고, 대신 작은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화분에 꽂힌 쪽지: "당신의 스트레스가 변환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상하게도 그날부터 회사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스트레스는 여전히 물질로 변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이는 분노를 창의력으로, 불안을 집중력으로, 무력감을 연민으로 바꿨다. 나는 내 지루함을 모아 작은 모래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언젠가 이 모래성이 다 완성되면, 그때 진짜 사직서를 낼 생각이다. 아니면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회사를 직접 세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