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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고민

아내의 고민: 비밀 일기장

아내의 일기장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서랍을 뒤적이다 손에 걸린 가죽 표지의 작은 책. 처음엔 그저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표지 아래 적힌 '내 고민들, 절대 읽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나를 멈추게 했다.

일기장을 열었을 때, 종이에서 아내의 향기가 스며 나왔다. 라벤더와 잉크가 섞인 그 냄새는 우리 침실에서만 맡을 수 있던 것이었다. 첫 페이지는 우리 결혼식 다음 날부터 시작되었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가끔은 숨이 막힌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내의 고민들이 더 깊어졌다. 나와 함께한 시간들,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시선에서 기록된 우리의 일상.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울었던 날들, 내가 무심코 한 말에 가슴이 아팠던 순간들,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느낌에 대한 불안감. 책장을 덮고 싶었지만, 손가락은 다음 페이지로 향했다.

"오늘 남편에게 말하려 했다. 하지만 또 실패했다. 그는 내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거실의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틱, 톡. 마치 시한폭탄처럼. 아내가 퇴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숨을 골랐다.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어제 날짜가 적혀 있었다.

"더 이상 숨길 수 없다. 내일은 반드시 말해야겠다. 우리 사이에 있는 이 거대한 고민을, 이 비밀을 더 이상 혼자 감당할 수 없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 그녀는 늘 그랬듯 "여보, 나 왔어"라고 외쳤다. 하지만 오늘은 그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았다. 아내는 거실로 들어와 나를 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임신 테스트기 결과지였다.

"말하고 싶었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너무 불안했어. 세 번의 유산 후에... 이번에도 잃게 될까 봐 혼자 고민했어."

일기장은 내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아내의 시선이 그것에 닿았다. 침묵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그때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깊은 고민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기 가장 어렵다는 것을. 아내는 한 걸음 내게 다가왔고, 나는 일어섰다. 우리가 서로를 껴안았을 때, 일기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지막 페이지가 바람에 펄럭였고,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은 오늘의 일기가 보였다: "오늘, 내 모든 고민을 그에게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웃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