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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고민

여친의 고민: 그것이 알고싶다

"내 여친은 벽 속에 뭔가를 숨기고 있어요." 그가 말했을 때, 나는 그의 눈빛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담실의 가죽 소파에서 미세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빛이 그의 긴장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벽 속에요?" 내가 되물었다.

"말 그대로예요. 지난주 금요일 밤이었어요. 그녀가 화장실에 간 사이 그녀의 메시지가 울려서..." 그는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듯했다. "전 그걸 보게 됐어요. '벽장 속 구멍에 다 숨겼어. 아무도 모를 거야.'라는 메시지였죠."

나는 펜을 들고 메모를 했다. 6년 차 심리상담사로서 흔치 않은 사례였다.

"그 뒤로 계속 고민이에요. 어제는 그녀가 자는 동안 벽장을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만 들어요."

그의 목소리는 점점 떨리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소파 가죽을 긁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그녀와 직접 대화해보셨나요?" 내가 물었다.

"어떻게 말해요? '네 메시지 훔쳐봤는데 뭘 숨기는 거야?'라고요?" 그가 짧게 웃었다. 그것은 웃음이라기보다 신경질적인 숨소리에 가까웠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당신의 고민은 그녀가 숨기는 것보다 당신이 그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창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리창에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 안의 침묵을 깼다.

"제가 그녀를 의심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제 불안감 때문일까요?"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때로는 우리의 고민이 실제 문제보다 더 큰 괴물이 되기도 합니다. 그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세요. 하지만 메시지를 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고요."

상담이 끝난 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떠났다. 나는 창가에 서서 그가 빗속을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일주일 후, 그가 다시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결국 솔직하게 말했어요. 그리고..." 그가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반지 하나가 있었다. "그녀가 숨긴 건 제 생일 선물이었어요. 벽장 안 느슨한 벽지 뒤에 숨겨두었대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빈티지 반지를..."

그날 저녁, 상담실 문을 잠그며 생각했다.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종종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리고 가끔은, 벽 속에 숨겨진 것이 우리가 두려워하는 비밀이 아니라,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일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