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고민: 악마와의 상담 시간
금요일 밤마다 악마가 내 부엌에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웃에게 잔디 깎는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말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성화, 또 감자칩 먹고 있어?" 아즈라엘이 내 부엌 의자에 편안히 앉으며 말했다. 그의 붉은 피부는 형광등 아래에서 이상하게 빛났고, 작은 뿔은 언제나처럼 광택이 났다. 분명 혼자 있던 부엌이었는데, 그가 나타난 순간부터 유황 냄새가 공간을 채웠다. "지난주에 다이어트 시작한다고 맹세했잖아."
나는 감자칩 봉지를 재빨리 닫았다. "오늘은 예외야. 너무 힘든 하루였어."
"그래서 내가 여기 있지." 아즈라엘이 검은 손톱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너의 고민 상담사로서."
처음에 아즈라엘이 나타났을 때는 공포에 질렸었다. 심야에 오컬트 책을 읽다가 실수로 주문을 읽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내 영혼을 요구하는 대신, 매주 금요일 고민 상담을 제안했다. "지옥은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어," 그가 말했었다. "너는 내 첫 사례가 될 거야."
"오늘은 직장에서 발표가 있었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완전히 망쳤어."
"세부적으로 말해봐." 아즈라엘은 갑자기 노트북과 안경을 꺼냈다. 악마가 안경을 쓰는 모습은 여전히 기이했다.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잊어버렸어. 상사는 실망했고, 동료들은 수군거렸어. 그리고... 나는 도망쳤어."
"흠." 아즈라엘은 공중에 손가락을 휘저었고, 갑자기 내 머리 속에 과거의 기억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초등학교 연극에서 대사를 잊었을 때, 고등학교 발표에서 웃음거리가 되었을 때, 대학 세미나에서 얼어붙었을 때. "패턴이 보이네."
"그건 도움이 안 돼, 아즈라엘." 나는 투덜거렸다.
"사실, 도움이 될 수 있어." 그가 안경을 벗었다. "넌 실패를 두려워하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그게 뭐가 문제야? 지옥에서도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잖아."
아즈라엘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음소리는 마른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같았다. "우리가? 지옥은 실패의 왕국이야! 대부분의 영혼들이 후회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어. 완벽했다면 그들은 애초에 그곳에 오지 않았을 거야."
그 말에 나는 멈칫했다. "그럼 네 말은..."
"네가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얻은 것이 뭐지?" 그가 물었다. "실패를 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어?"
밤이 깊어갈수록 우리의 대화는 계속됐다. 악마가 내게 인생 조언을 준다는 아이러니가 어느새 익숙해졌다. 마지막으로 아즈라엘이 떠나기 전,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다음 주에는 무슨 고민을 들고 올 거야?" 그가 물었다.
나는 웃었다. "아마도 왜 내 유일한 친구가 악마인지에 대한 고민?"
그도 웃었다. "그것도 흥미로운 주제야. 하지만 내가 없을 때도 기억해 - 때로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밝은 통찰이 온다는 걸."
그가 사라진 후, 나는 부엌에 남겨진 유황 냄새를 맡으며 생각했다. 내일, 나는 상사에게 다시 발표할 기회를 요청할 것이다. 오컬트 서적을 통해 실수로 소환한 악마가, 역설적으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악마들과 맞서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 바로 내 마음속에 있는 악마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