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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고백

오컬트 고백: 어둠 속에서 말하다

"내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 뒤에 서 있는 그림자도 함께 보였어요."

창백한 형광등 아래, 나는 그녀의 고백을 듣고 있었다. 커피숍 구석에 자리한 우리 테이블만 시간이 멈춘 듯했다. 밖에선 가을비가 창문을 두드렸고, 그 물방울들은 유리에 맺혀 기이한 형상을 그려냈다. 그녀의 손가락이 커피잔 테두리를 따라 불안하게 움직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어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였죠.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녀는 목을 가다듬었다. "당신에게는 말해야 할 것 같았어요."

우리는 데이팅 앱에서 만났다. 평범한 프로필 사진, 평범한 취미. 그러나 첫 만남에서 그녀는 내 왼쪽 어깨 너머를 자꾸 쳐다봤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당신 주변의 그림자는... 특별해요. 보호하는 듯한, 하지만 때로는 위협적인."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미친 사람 취급받을까 봐."

커피가 식어갔다.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 깊이에는 공포와 해방감이 공존했다. 고백이란 그런 것이다. 빛 속으로 끌어내는 순간, 그 어둠이 형체를 갖는다.

"어릴 때부터 오컬트 현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직접 경험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죠." 그녀가 웃었다. 슬픈 웃음이었다. "사람들은 영매니, 무당이니 하는 말로 저를 정의하려 하지만, 저는 그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일 뿐이에요."

침묵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그때 내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그 그림자의 이름은 세라핌이야."

그녀의 눈이 커졌다. 손이 떨렸다. 커피잔이 테이블 위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어떻게... 어떻게 알았어요?"

이제 내 차례였다. 오랫동안 숨겨온 비밀을 털어놓을 시간. "그건 내 수호천사의 이름이야. 6살 때 교통사고로 거의 죽을 뻔했을 때 처음 만났어. 그 이후로 항상 함께했지. 하지만 그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어."

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흘렀다. 해방감인지, 공포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그녀를 흔들었다.

"당신이 나타났을 때, 세라핌이 내게 말했어. '그녀는 다르다'고." 내가 손을 뻗어 그녀의 떨리는 손을 잡았다. "이제 우리는 둘 다 외롭지 않아."

카페 밖으로 비가 그쳤다. 창문 너머로 무지개가 희미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 테이블 위로 작은 그림자들이 춤추기 시작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우리만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