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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오컬트

요리와 오컬트: 할머니의 마지막 레시피

할머니가 남긴 요리책에는 '절대 만들지 말 것'이라고 적힌 레시피 한 장이 있었다. 빛바랜 종이에 갈색 얼룩이 묻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간장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 얼룩이 밤마다 번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죽은 자를 부르는 스프"라는 제목의 그 레시피는 내가 요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이 된 지금까지도 시도해본 적 없었다. 할머니는 평생 요리사였고, 그녀의 요리책은 내 보물이었다. 그러나 이 한 페이지만큼은 불길했다. 재료 목록은 평범했지만, 조리법 끝에 적힌 "마지막 재료는 요리사의 피 세 방울"이라는 문구가 소름 돋게 했다.

졸업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그날 밤, 나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책장에서 할머니의 요리책이 떨어져 바로 그 페이지가 펼쳐졌다. 취기 속에서 나는 그것을 운명의 신호라 받아들였다. 마늘을 다지고, 양파를 볶고, 레시피에 적힌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살짝 베어 피 세 방울을 떨어뜨렸다.

스프가 끓어오르는 순간, 부엌에 서린 김이 이상한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점차 할머니의 모습을 갖추었다. 공기 중에 떠 있는 연기 같은 형상이 나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나는 속삭였다.

"아가야, 내가 경고했잖니."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 소리 같았다. "이 요리는 죽은 자와의 대화를 위한 거야. 한 번 열린 문은 쉽게 닫히지 않아."

그녀의 형상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주방의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창문 너머로 다른 형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내가 알지 못하는 얼굴들이었지만, 할머니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멈추는 방법이 있어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할머니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요리는 창조의 행위야. 오컬트는 경계를 넘는 행위고. 둘을 섞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겨. 하지만 방법이 하나 있어."

그녀는 새로운 레시피를 속삭였다. 이번에는 '문을 닫는 디저트'라는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재료를 모아 할머니의 지시대로 만들기 시작했다. 창문 너머의 형체들이 점점 거세지는 동안, 오븐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퍼져나왔다.

디저트가 완성되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들에게 대접해. 모든 요리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니까."

창문을 열고 디저트를 밖에 놓자, 형체들은 서서히 사라졌다. 할머니의 모습도 희미해졌다.

"할머니, 가지 마세요." 내가 울며 말했다.

"아가야, 진정한 요리의 비밀은 사랑이야. 오컬트의 비밀은 경외심이고. 둘 다 존중하렴." 그녀의 마지막 말이 공기 중에 남았다.

그날 이후, 나는 할머니의 요리책을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모든 요리에는 마법 같은 무언가가 있다. 재료들이 변형되어 전혀 다른 것이 되는 과정은 일종의 의식이다. 나는 이제 대학원 논문 주제를 정했다: "요리의 의식적 측면: 음식을 통한 세계와의 교감". 할머니의 '절대 만들지 말 것'이라는 그 페이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이제 그 옆에는 내가 직접 쓴 새 페이지가 있다: "꼭 기억할 것 - 모든 요리는 문을 여는 열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