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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패션

요리 패션: 마지막 드레스의 맛

요리사 스케치북과 디자이너의 레시피 북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내가 그녀의 옷장을 열었을 때, 온갖 색채와 질감이 나를 덮쳤고, 그것은 마치 완벽하게 배열된 식재료 저장고와도 같았다.

"미나의 유품을 정리해달라고 했을 때, 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니었어요." 나는 그녀의 동생에게 말했다. 동생은 고개만 끄덕이고는 현관으로 향했다. "언니가 마지막으로 만든 컬렉션 자료들이에요. 보시면... 이해하실 거예요."

미나의 아틀리에는 미친 과학자의 실험실처럼 보였다. 반짝이는 비즈가 설탕 결정처럼 작은 병에 담겨 있었고, 실크 롤들은 파스타 면처럼 색상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레이스 샘플은 허브처럼 말려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가장 이상한 것은 벽을 가득 채운 요리 사진들이었다. 각 사진 옆에는 스케치가, 그리고 그 옆에는 완성된 의상 사진이 붙어 있었다.

파스텔 핑크 머랭 쿠키 옆에는 볼륨감 있는 핑크 이브닝 드레스가. 감자 그라탕 사진 옆에는 겹겹이 레이어드된 골드 시퀸 탑이. 간장에 적신 두부 사진 옆에는 검은색과 크림색이 대비된 실크 재킷이.

"맛으로 보는 세상," 미나의 마지막 컬렉션 노트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패션은 요리처럼 모든 감각을 깨워야 한다. 눈으로 맛보고, 손으로 냄새 맡고, 피부로 음미하는 경험."

책상 위에는 미완성 드레스가 누워있었다. 진한 레드와인 색상의 벨벳으로, 마치 액체가 흐르는 듯한 실루엣이었다. 그 옆에 있는 스케치북에는 '마지막 코스: 가르네'라고 적혀 있었다. 누군가 포크로 문질러 놓은 듯한, 채 완성되지 못한 드레스.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나가 마지막에 뭘 만들고 있었는지 알아요?"

"의사들은 미각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고 했어요," 동생의 목소리가 떨렸다. "언니는 암 투병 중에도 맛을 기억하려고 했어요. 그 드레스는 마지막으로 제대로 맛본 요리를 기념하는 거였대요. 가르네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한 순간, 드레스를 어떻게 완성해야 할지 알았다. 미나의 레시피북과 바느질 도구를 들고, 나는 일주일 동안 작업실에 틀어박혔다. 내가 사진을 찍어 동생에게 보냈을 때,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완벽해요. 정확히 언니가 원하던 맛이에요."

미나의 마지막 패션쇼에서, 그 드레스는 런웨이를 마감했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와인 색 벨벳 위로, 검붉은 가르네 소스처럼 흘러내리는 비즈 장식들. 내가 드레스를 만질 때마다, 입 안에 감칠맛이 번지는 듯했다. 아마도 그것이 미나가 마지막까지 추구했던 것—손으로 맛을 기억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