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재료, 화장품의 비밀
그녀가 내게 준 마지막 선물은 립스틱이었다. 혀끝에 닿는 순간 피처럼 짭조름하고 코를 스치는 향은 바닐라를 닮았다. 나는 요리사였고, 그녀는 화장품 연구원이었다.
"이건 먹을 수 있는 화장품이야. 내가 만든 마지막 작품." 그날 아침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왜 '마지막'이란 단어를 썼는지, 나는 그때 알아채지 못했다.
우리의 첫 만남은 3년 전, 식재료 박람회에서였다. 나는 유기농 허브를 찾고 있었고, 그녀는 천연 성분을 연구하고 있었다. 허브가 가진 색소와 향에 매료된 그녀는 내게 다가왔다. "이 바질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립스틱에 쓰이면 어떨까요?" 그 질문으로 우리의 대화가 시작됐다.
그날 이후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탐험했다. 나는 그녀에게 요리의 균형과 맛의 조화를 가르쳤고, 그녀는 나에게 화장품 속 화학 성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밤늦게 부엌에서 우리는 실험했다. 석류 추출물로 만든 립글로스, 코코아 버터와 레몬 제스트를 섞은 핸드크림. 그녀는 내 요리 재료로 화장품을 만들었고, 나는 그녀의 화장품 재료로 요리를 만들었다.
"요리와 화장품은 같아. 둘 다 감각을 자극하고, 둘 다 사람을 아름답게 해." 그녀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녀가 떠난 지 일주일째, 냉장고에서 찾은 그녀의 노트북에는 처음 보는 레시피가 적혀 있었다. '치명적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 목록'. 그리고 그 목록의 맨 위에는 내가 매일 아침 먹는 견과류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립스틱에 그 성분을 넣었다. 내가 습관적으로 입술을 핥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 나는 그녀의 레시피대로 특별한 요리를 만들었다. 그녀가 남긴 화장품 샘플들을 모두 재료로 사용했다. 먹을 수 있는 화장품. 먹어서는 안 되는 요리.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우리의 사랑도 무너졌다.
그녀의 부검 결과는 아마 복잡할 것이다. 화장품 성분과 요리 재료가 뒤섞인 독특한 혼합물. 법의학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창가에 놓인 그녀의 마지막 립스틱이 석양에 반짝인다. 나는 그것을 집어들고 마지막으로 맛본다. 이번에는 단맛이 느껴진다. 마치 작별 키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