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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스트레스

자매의 그림자: 스트레스가 만든 균열

유리잔이 바닥에 부서지는 소리가 아파트를 관통했다. 나는 그 소리에 이제 익숙해져 있었다. 언니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척도 같은 것이었다. 소리의 크기와 빈도로 나는 언니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었다.

"미안해." 언니는 항상 그렇게 말했다. 부서진 유리 조각을 주워 담으며 손가락에서 피가 맺혔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하는 척했다. 나는 물에 적신 수건을 가져와 그녀의 손을 감쌌다. 차가운 수건에 언니의 몸이 작게 떨렸다. "이제 그만하자, 언니."

우리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언니는 무언가를 깨뜨리고, 나는 그것을 치웠다. 그녀가 부서질 때마다 나는 그녀를 다시 붙였다. 그런 역할 분담이 어느새 자매간의 정해진 규칙처럼 되어 버렸다.

언니의 스트레스는 마치 제3의 자매처럼 우리 집에 함께 살았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감은 우리보다 강했다. 그것은 언니의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희게 만들었고, 그녀의 웃음소리를 점점 낮추었다. 밤마다 욕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숨죽인 울음소리는 이제 일상의 배경음이 되었다.

"너까지 이러면 안 돼." 언니는 내 어깨를 꽉 잡았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넌 나처럼 살면 안 돼."

하지만 나는 이미 그녀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나도 물건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내 손도 그녀처럼 떨렸고, 밤에는 악몽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는 유전이 아닌데도 마치 혈액형처럼 우리 자매에게 흐르는 것 같았다.

어느 비 오는 화요일, 언니가 회사를 그만뒀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그날 저녁 우리는 처음으로 함께 소리 내어 울었다. 부엌 바닥에 앉아, 우리의 어깨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었다.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우리의 흐느낌과 묘하게 어울렸다.

다음 날 아침, 언니는 달라져 있었다. 그녀는 서랍에서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 우리가 어렸을 때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기억나? 우리가 항상 웃고 있었잖아." 그 말에 나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던 웃음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희미하게 떠올렸다.

우리는 그날부터 '유리잔 의식'을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우리는 의도적으로 낡은 유리잔 하나를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그 파편들을 함께 주웠다. 이상하게도 그 행위는 우리에게 통제감을 주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깨뜨리는 것이지, 스트레스가 우리를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오늘 아침, 언니는 이사한다고 했다. 작은 해안가 마을로 떠난다고. "같이 가자"라고 제안했지만, 나는 망설였다. 그때 그녀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우리는 자매야. 깨진 것들은 함께 수습할 수 있어."

새벽녘, 우리는 마지막 유리잔을 함께 바닥에 던졌다. 유리 파편이 아침 햇살에 반짝였고, 그것은 마치 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길처럼 보였다. 때로는 무언가를 깨뜨려야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