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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고민

재밌는 고민: 웃음 뒤에 숨은 선택들

알람이 울리기 직전, 내 꿈속에서 나는 웃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재밌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그 웃음의 잔향이 내 입가에 머물렀다.

"오늘 하루도 시작이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내 방은 언제나처럼 어제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반쯤 마신 커피잔,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포스트잇들. 각각은 내가 해결해야 할 고민들의 물리적 형태였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그 포스트잇 중 하나를 펼쳤다. '결정하기: A회사 VS B회사'. 두 회사 모두 나를 원했고, 나는 선택해야 했다. A회사는 안정적인 급여와 적당한 업무 강도를 제공했고, B회사는 더 적은 급여지만 내가 항상 꿈꿔왔던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맡길 것이라 약속했다. 지하철의 기계적인 소음 속에서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옆자리 승객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나는 작게 사과했다. "그냥 재밌는 고민이 있어서요."

그 승객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자신의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었을까? 이 선택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안정을 택하면 모험에 대한 갈망으로 괴로워할 것이고, 모험을 택하면 안정에 대한 미련으로 괴로워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할 요소가 있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재밌는 고민 아닌가.

회사에 도착해서도 그 고민은 계속됐다. 점심시간, 동료들이 내게 물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 그제야 나는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삶이 주는 재밌는 고민들이요." 내 대답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이해했다기보다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기로 한 것 같았다.

퇴근 후, 한강변을 걸으며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고민이란 것은 우리에게 선물일지도 모른다.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특권이 아닐까? 강물은 조용히 흘렀고, 저녁 노을은 물결 위에 금빛 길을 만들었다.

집에 돌아와 나는 포스트잇을 다시 붙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새로운 문장을 적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안에서 웃음을 찾을 것'.

그날 밤, 나는 또다시 꿈속에서 웃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 이유를 알았다. 내일이면 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가져올 모든 것들, 좋은 것과 나쁜 것, 기쁨과 아픔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결국 인생의 가장 재밌는 고민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