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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스트레스

재밌는 스트레스: 즐거움의 역설

서른여덟 번째 면접에서 떨어진 날,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된 웃음이 곧 내 온몸을 흔들었고, 지하철 안에서 나는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날카로운 화살처럼 내 몸을 관통했지만, 이상하게도 그것마저 재밌게 느껴졌다.

"실패도 습관이 되나 봐요," 옆자리 노인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의 주름진 손에는 '스트레스 해소법 100가지'라는 책이 들려 있었다. 내 웃음소리가 잦아들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인생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재밌는 스트레스를 잃어버리는 거요."

재밌는 스트레스? 그 모순된 단어 조합이 내 귀에 이상하게 울렸다. 집에 돌아온 나는 노인의 말을 곱씹으며 노트북을 열었다. 다음 면접을 준비하는 대신, 나는 충동적으로 '재밌는 스트레스'를 검색창에 입력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학계에서는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부르는 개념이었다.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스트레스. 롤러코스터를 탈 때 느끼는 심장 박동의 증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느끼는 긴장감, 도전적인 과제 앞에서 느끼는 불안과 흥분. 모두 스트레스지만,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스트레스였다.

다음 날, 나는 이력서를 보내는 대신 오랫동안 미뤄왔던 스케치북을 꺼냈다. 손가락이 떨렸다. 완벽하지 않을까봐, 시간 낭비일까봐, 또 실패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이번엔 그 떨림이 달랐다. 그것은 재밌는 스트레스였다.

한 달 후, 내 스케치들은 작은 카페 벽에 걸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린 전시회 오프닝에 그 노인이 나타났다. "이게 바로 재밌는 스트레스의 결과물이군요," 그가 말했다. "실패해도 재밌고, 성공해도 재밌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 그게 삶이지."

가장 인기 있던 작품은 '서른여덟 번째 실패'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다. 지하철에서 미친 듯이 웃고 있는 나를 그린 자화상. 구매 문의가 들어왔을 때, 온몸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에도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이 떨림, 이 불안, 이 흥분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나를 성장시키는 '재밌는 스트레스'라는 것을.

가끔은 내가 서른여덟 번 떨어진 면접들에 감사한다. 그것이 없었다면, 나는 진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을 테니까. 이제 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떨리는 심장을 느낄 때마다 속삭인다. "반갑다, 재밌는 스트레스. 오늘도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