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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요리

재밌는 요리의 맛

엄마가 죽었다고 전화가 왔을 때, 나는 주방에 서서 그녀의 레시피 노트를 넘기고 있었다. 손때 묻은, 모서리가 닳은 그 노트엔 "재밌는 요리는 영혼이 있어"라는 문장이 맨 앞장에 적혀 있었다.

장례식 다음 날, 나는 엄마의 집 주방에 서 있었다. 손잡이가 헐거워진 서랍에서 꺼낸 낡은 앞치마를 둘렀다. 그 순간 엄마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계피와 바닐라,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 엄마는 항상 "요리는 그저 레시피가 아니라 감정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난 한 번도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유품 정리를 하다 발견한 빛바랜 노트 한 권. 엄마의 레시피 노트였지만 익숙한 요리법이 아니었다. 매 페이지마다 요리법과 함께 날짜가 적혀 있었다. "6월 12일, 네가 첫 걸음마를 뗐을 때 - 사과 타르트". "9월 3일, 네 첫 실연 후 - 초콜릿 머드케이크". "5월 18일, 네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 레몬 머랭 파이".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심장이 멎는 듯했다. "내가 떠난 후에 만들 것 - 진저브레드 쿠키". 옆에는 어제 날짜가 적혀 있었다.

손이 떨렸다. 재료를 하나씩 꺼내며 지시대로 따랐다. 밀가루를 체에 내리는 소리, 반죽을 치대는 감촉, 오븐에서 구워지는 쿠키의 달콤한 향기. 각각의 순간이 엄마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재밌는 요리는 단순한 음식 만들기가 아니라 사랑의 언어임을 처음으로 이해했다.

쿠키가 구워지는 동안, 나는 노트의 마지막 지시사항을 읽었다. "오븐에서 쿠키가 나오면, 식탁에 앉아 따뜻한 우유와 함께 먹으렴. 그리고 웃어주길. 내가 만든 모든 요리에는 너를 향한 내 사랑이 담겨 있었단다."

첫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때, 갑자기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이 맛은 어린 시절, 아픈 날 엄마가 만들어주던 그 맛이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엄마는 떠났지만, 그녀의 사랑은 이 재밌는 요리법 속에 영원히 살아있다는 것을. 우리가 나눈 모든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닌 사랑의 교환이었다는 것을.

다음 날부터 나는 엄마의 레시피 노트 첫 페이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매일 한 가지 요리를 만들며 엄마와 대화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었지만, 모든 순간이 치유였다. 이제 내 주방에서는 항상 무언가 맛있는 요리가 준비되고 있고, 엄마의 말처럼 "재밌는 요리"를 통해 내 영혼도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