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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고백

초콜렛 고백: 쓴맛 뒤의 진실

스물여섯 번째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게 고백이라는 걸 깨달았다. 까만 초콜릿 위에 하얀 가나슈로 '사랑해'라는 글자를 쓰는 내 손이 떨렸다. 사람들은 내 수제 초콜릿 가게를 찾을 때마다 달콤한 고백의 메시지를 주문했지만, 정작 나는 10년 동안 한 번도 고백하지 못했다.

"또 혼자서 초콜릿 만들어?" 주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나의 목소리에 나는 짜증을 숨기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그녀는 내 약점을 너무 잘 알았다. 특히 오늘, 폐점 후 혼자 만들고 있던 특별한 초콜릿에 대해서.

"손님 주문이야," 거짓말을 했다. 버터와 생크림이 섞인 달콤한 향기가 주방을 가득 채웠다. 까만 초콜릿 표면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광택이 거울처럼 내 불안한 표정을 비추었다.

미나는 믿지 않는 듯 웃으며 내 옆에 섰다. "유진아, 넌 초콜릿으로는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정작 네 마음은 왜 그렇게 표현하지 못해?"

그녀의 말에 나는 대답 대신 방금 완성한 초콜릿을 집어 그녀에게 건넸다. 미나가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녀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이게... 쓰잖아?" 그녀가 놀라며 물었다.

"다크 초콜릿에 소금을 넣었어. 내 마음 같아서." 내가 작게 웃었다.

미나의 눈이 커졌다. "무슨 소리야?"

"가끔은 고백이 달콤하기만 한 게 아니라 쓰기도 하고, 짜기도 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네가 내 초콜릿만 먹으면서 고백은 항상 달콤하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서."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미나는 천천히 남은 초콜릿을 다 먹었다. "근데, 뒷맛이 달콤하네."

"뒷부분에 캐러멜을 숨겼거든. 쓴맛을 견디면 달콤함이 찾아온다는... 그런 의미로."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미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역시 너답다. 그런데 이 초콜릿, 정말 손님 주문이야?"

나는 마지막 용기를 내어 초콜릿 상자를 그녀 앞에 내밀었다. 상자를 열자 작은 초콜릿들이 하트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었고, 가운데에는 '10년 동안 너만 좋아했어'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초콜릿이 있었다.

미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바보... 난 너의 달콤한 고백만 기다렸는데."

그녀가 내게 다가와 입술을 맞췄다. 초콜릿보다 달콤하면서도, 10년의 기다림만큼 쓴맛이 감도는 우리의 첫 키스. 때로는 가장 완벽한 고백이 초콜릿처럼, 쓴맛으로 시작해 달콤함으로 끝난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