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게임의 법칙
"게임 오버는 현실에서도 적용됩니다." 화면에 뜬 붉은 글씨가 깜빡이는 순간, 내 방의 전등도 동시에 깜빡였다.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다. 새벽 3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디 호러 게임 '어둠의 규칙'을 플레이하는 나를 제외하고는 온 집안이 적막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낡은 목조 계단을 오를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헤드폰을 통해 귓가에 생생하게 파고들었다. 그때였다. 내 방 밖에서도 똑같은 소리가 들렸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얼어붙었다.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지만, 더 이상의 소리는 없었다.
"이 게임, 너무 리얼하네..." 중얼거리며 다시 집중했다. 게임 속 주인공이 낡은 서랍을 열자, 내 서랍장에서도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정확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게임은 계속됐다. 주인공이 거울 앞에 섰을 때, 화면 속 거울에 비친 모습은 게임 캐릭터가 아닌 나였다. 내 방의 구석에서 바라보는 각도로 찍힌 내 모습. 공포에 질린 얼굴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나를 보며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다급히 게임을 종료하려 했지만, 아무리 키를 눌러도 반응이 없었다. 화면엔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게임을 시작한 순간부터 당신은 규칙에 동의한 겁니다. 규칙 1: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내 뒤에서 무언가 숨쉬는 소리가 들렸다. 차갑고 습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쳤다. 화면은 다시 한번 깜빡였다. "규칙 2: 도망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손이 떨려 마우스를 꽉 움켜쥐었다. 모니터 속 내 방에는 내 뒤에 서 있는 검은 형체가 보였다. 그것은 천천히 손을 뻗어 내 어깨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규칙 3: 게임은 당신이 지기 전까지 계속됩니다."
마지막 메시지가 뜨고, 화면이 완전히 검게 변했다. 컴퓨터가 꺼진 것이 아니라 단지 검은 화면만 남았다. 그 검은 화면에 내 공포에 질린 얼굴이 희미하게 비쳤다. 그리고 내 뒤에 서 있는... 그것도.
다음 날 아침, 경찰은 컴퓨터 앞에 앉은 채로 발견된 시체를 조사했다. 모니터에는 단 한 줄의 메시지만 남아있었다. "게임 오버는 현실에서도 적용됩니다. 다음 플레이어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