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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스트레스

호러 스트레스: 공포의 실체

살갗에 누군가의 숨결이 닿는 느낌에 민수는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열한 번째 밤이었다.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가, 아니 무언가가 침대 끝에 앉아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괜찮아, 아무것도 없어." 민수는 자신에게 속삭였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의사는 이것이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과로로 인한 환각. 삼성병원 중환자실에서 밤 근무를 하는 간호사에게 흔한 증상이라고. 두 달간 이어진 코로나 특별 근무와 매일 밤 마주하는 죽음들이 그를 갉아먹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으며 거울을 마주했다. 핏발 선 눈, 창백한 얼굴. 마치 자신이 돌보는 환자들처럼 보였다. 그때 거울 속, 그의 뒤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제발..."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만해..."

다음 날 병원에서, 민수는 자신의 환자 차트를 확인했다. 김영준, 45세, 어제 밤 사망. 그런데 이상했다. 영준 씨의 사망 시간이 민수가 막 퇴근한 직후였다. 아무도 옆에 없었을 시간. 차트에는 '심장 마비'라고 적혀 있었지만, 영준 씨는 다리 수술을 받았을 뿐이었다.

동료 간호사 수진이 다가왔다. "민수 씨, 괜찮아? 얼굴이 안 좋아 보여."

"영준 씨...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아?"

수진의 눈이 흔들렸다. "그... 갑자기 산소 포화도가 떨어졌대. 근데 이상한 건..." 그녀는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CCTV에 뭔가 이상한 게 찍혔대. 영준 씨 위에 뭔가가 올라탄 것처럼 보였다고..."

그날 밤, 민수는 약을 먹고 일찍 잠들었다. 한밤중에 깨어났을 때, 방은 이상할 정도로 추웠다. 이불을 끌어당기려는데, 무거웠다. 마치 누군가가... 이불 위에 앉아있는 것처럼.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수진이었다. "민수 씨... CCTV 봤어... 그게... 당신이었어..."

민수의 피가 얼어붙었다. "무슨 소리야?"

"영준 씨가 죽을 때, 그 위에 있던 건 당신 모습이었어. 근데 당신은 이미 퇴근했잖아..."

전화가 끊겼다. 민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침대 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가 앉아 있었다. 창백한 얼굴, 핏발 선 눈. 그리고 미소.

"안녕," 그것이 말했다. "내가 네 스트레스를 덜어줄게. 내가 네 일을 대신 할 테니... 이제 넌 쉬어도 돼."

민수는 비로소 이해했다. 자신을 갉아먹던 것은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스트레스는 단지 그것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문은 완전히 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