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호텔 요리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호텔에서 내가 만드는 마지막 요리가 될 거라는 것을. 칼을 쥔 내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20년간 이 주방의 공기를 마시며 살아온 나는 오늘 이곳을 떠나야 했다.
마블링이 완벽한 와규에 칼을 댔다. 서늘한 금속음과 함께 기름진 육즙이 도마 위로 살짝 배어 나왔다. 그라니트 조리대는 오늘따라 더 차갑게 느껴졌다. 진공 포장을 뜯는 소리가 주방에 울려 퍼지고, 저온 조리된 고기에서 올라오는 풍부한 향이 내 콧속을 가득 채웠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 요리, '미드나잇 아로마'를 마지막으로 만들고 있었다.
"셰프, 30분 후 VIP 테이블에서 당신을 찾는다고 하셨습니다." 수석 서버가 내게 속삭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허브를 다듬었다. 타임, 로즈마리, 세이지의 향이 손끝에 배어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 했다. 이별의 순간에는 항상 완벽함이 요구된다.
이 호텔은 내게 두 번째 집이었다. 낡은 칼과 함께 나는 이곳에서 성장했고, 별을 하나 따고, 또 하나를 땄다. 하지만 기업 인수 후 새 경영진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메뉴를 바꾸고 싶어했다. 모던 주방을 원했다. 분자 요리를 원했다. 그러나 나는 고집스럽게 전통을 지키려 했다. 결국 우리는 합의했다. 내가 떠나기로.
와인 소스가 끓어오르며 붉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향신료와 알코올의 향기가 주방을 채웠다. 후식으로 제공될 크렘 브륄레의 설탕 크러스트를 토치로 마무리했을 때, 그 타는 냄새가 내 기억 속으로 깊이 새겨졌다. 이 냄새를 내일부터는 맡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마지막 플레이팅을 끝내고 그릇을 받쳐 들었다. 갑자기 수석 서버가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VIP는 당신의 요리학교 동기였던 미쉐린 평가단 회장입니다. 그가 새 레스토랑 제안을 들고 왔다고 합니다."
그 순간 이해했다. 때로는 끝이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나의 마지막 호텔 요리는 새 여정의 첫 번째 접시가 될 것이다. 내가 그토록 지키려 했던 전통은 내 안에 있었고, 그것은 어디든 함께 갈 것이다. 손에 쥔 접시를 들고 스윙 도어를 밀었다. 주방의 불빛이 내 뒤로 흐르며, 식당의 고요한 기대감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쩌면 진짜 별은 호텔의 벽이 아니라, 내가 요리를 대하는 마음 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