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MBTI: 네가 바르는 것은 너를 말한다
화장품 매장 조명은 늘 잔인했다. 형광등 아래 피부의 모든 결점이 드러나는 순간, 김미래는 자신의 INFP 성향이 그대로 폭발했다. 세상의 모든 결점에 과도하게 민감해지는 순간이었다. 마치 네온사인 같은 'NEW 신제품' 표지판 아래 놓인 파운데이션이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이 제품은 ENFJ 타입에게 딱이에요. 모두를 배려하면서도 당신의 존재감을 놓치지 않게 해주죠." 검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말했다. 미래는 눈썹을 찡그렸다. 화장품에 성격 유형을 붙이는 이 마케팅이 우스웠지만, 동시에 호기심도 생겼다.
"저는 INFP인데요."
"아,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직원은 부드러운 파스텔 톤 섹션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꿈꾸는 이상주의자를 위한 라인이에요.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텍스처가 특징이죠."
미래는 웃음을 참으며 테스터를 손등에 발랐다. 놀랍게도, 그 크림은 정말 구름처럼 가볍게 녹아들었다. '말도 안 돼,' 그녀는 생각했다. '이게 정말 내 성격과 맞다고?'
그날 저녁, 미래는 충동구매한 'INFP 드림 세럼'을 책상 위에 놓고 노트북을 열었다. 화장품 브랜드 웹사이트에는 16가지 성격 유형별 화장품 라인이 진열되어 있었다. 호기심에 그녀는 전 남자친구 태준의 ESTJ 라인을 클릭했다. "확실한 결과를 추구하는 당신을 위한 강력한 안티에이징." 맞아, 그는 항상 결과만 중요시했지.
한 주가 지났다. 미래는 매일 아침 INFP 세럼을 바르며 이상하게도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꼈다. 먼저 말을 걸지 못했던 옆집 아이에게 인사를 건넸고, 오랫동안 미루던 시집을 쓰기 시작했다. 화장품이 바꿀 수 있는 건 피부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궁금증을 참지 못해 그녀는 그 브랜드 연구소를 찾아갔다. 연구소 벽에 걸린 거대한 차트가 눈에 들어왔다. 화학성분과 성격 유형 간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도표였다. 한쪽 구석에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각 성격 유형의 페로몬 패턴을 분석해 개발된 향기 성분 함유."
"흥미로운 발견이었죠."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그녀를 향해 미소 지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 화장품을 사용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정감이 실제로 피부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죠."
"그럼 진짜 효과가 있다는 거예요?"
"효과의 절반은 성분에서, 나머지 절반은 당신의 믿음에서 옵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매일 바르는 것들은 결국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니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미래는 자신의 화장품 파우치를 열어보았다. 그녀가 선택한 모든 제품들이 갑자기 새롭게 보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자신을 반영하는 작은 병들을 매일 품에 안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ENFJ 라인의 립스틱을 구매했다 - 가끔은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