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연애: 너와 나의 16가지 사랑 방정식
내 호기심이 그녀의 I를 J로 오해한 순간부터 모든 게 틀어졌다. "저는 ISFJ예요"라고 자기소개서에 적힌 그녀의 말을 읽었을 때, 내 ENTP의 눈에는 그저 '완벽한 균형'으로만 보였다. 정반대니까. 정반대가 끌린다고들 하니까.
첫 데이트 날, 카페에 늦게 도착한 그녀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모습이 왠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테이블에 앉아 그녀가 주문한 아메리카노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온도였다. "적당한 게 좋아요"라는 그녀의 말에 나는 '역시 J답네'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녀는 갑자기 서점으로 향했다.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다. 내가 당황하자 그녀는 "갑자기 가고 싶어졌어요"라며 웃었다. 서점에서 그녀는 시집을 손에 들고 시를 읊었다. 뭔가 이상했다. ISFJ는 즉흥적이지 않다. 적어도 내가 아는 MBTI 이론에서는.
"당신 정말 ISFJ 맞아요?" 내가 물었을 때, 그녀의 눈이 커졌다. "아니요, INFP예요. 왜요?" 그 순간 나는 내가 자기소개서를 잘못 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F와 P 사이의 작은 공백을 놓친 것이다. 단 한 글자의 차이, 하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3주 동안 그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대하고 있었다. 내가 미리 준비했던 장소들, 대화 주제들, 선물까지... 모두 ISFJ를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하고, 계획보다는 가능성에 열광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 없어요. 당신은 지금까지 저를 있는 그대로 봐왔으니까요. 단지 그 모습에 이상한 라벨을 붙였을 뿐이죠."
그날 밤, 우리는 MBTI에 대해 밤새 이야기했다. 16가지 성격 유형의 조합과 궁합,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우리를 특정 틀에 가두는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E와 I, N과 F, T와 P처럼 대조되는 글자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의 이야기가 되었다.
오늘, 1주년 기념일에 그녀가 준 선물은 우리의 MBTI 첫 글자를 따서 만든 팔찌였다. E와 I. 너무 다르지만, 함께 있을 때 가장 완전해지는 두 글자. 그녀는 말했다. "어쩌면 MBTI는 사랑을 설명하기에 너무 단순한 공식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그 공식을 넘어서는 복잡한 방정식이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