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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재회

고백의 재회: 17년 만의 편지

내가 그의 고백을 거절한 지 정확히 17년 만에, 그가 편지를 보냈다. 봉투에는 내 이름이 단정하게 써져 있었고, 뒷면에는 발신인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 필체를, 그 정성을, 그 떨림을.

카페 창가에 앉아 편지를 펼치자 봄바람이 살짝 불어 종이를 흔들었다. 에스프레소 향과 함께 편지에서는 희미한 샌달우드 향이 났다. 그가 항상 즐겨 쓰던 향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지금도 내 고백을 기억하나요? 벚꽃이 흩날리던 그날, 당신의 눈빛은 이미 대답을 담고 있었지만, 나는 그래도 말해야 했습니다."

창밖으로 벚꽃이 떨어지고 있었다. 당시 우리는 스물셋. 졸업을 앞두고 그는 내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나는 해외 유학이라는 꿈을 좇아 그를 거절했다. 종이를 넘기자 그의 글씨가 조금 더 떨려 보였다.

"17년이 지난 지금, 당신에게 고백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당신을 위한 책을 한 권씩 써왔습니다. 펜네임으로 출간한 17권의 책, 모두 당신에게 보내는 긴 편지였습니다."

손가락이 떨렸다. 나는 책장을 가득 채운 그 작가의 책들을 모두 갖고 있었다. 뭐라도 마시려고 커피잔을 들었지만, 손이 너무 떨려 다시 내려놓았다. 남은 편지를 계속 읽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항상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꿈꾸던 삶, 당신이 가보지 못한 곳, 당신이 만나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항상 '재회'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재회를."

눈물이 종이에 떨어졌다. 잉크가 번졌다. 책 속 주인공들처럼, 나도 그를 찾고 있었던 걸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이번 주 토요일, 우리가 처음 만났던 도서관 카페에서 18번째 책의 사인회가 있습니다. 책 제목은 '고백의 재회'입니다. 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미 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이니까요."

편지를 접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17년이 지났지만 나는 그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가 걸어가는 방향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도서관이었다. 나는 편지를 가방에 넣고, 계산을 마친 뒤, 그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이번에는 내가 그에게 고백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