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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재회

연애의 무덤에서 피어난 재회

오래된 사진관 쇼윈도에 붙은 '폐업' 공고가 꽤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곳은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었다.

십 년 만의 재회라고 하기엔 너무 예정된 듯했다. 그녀는 여전히 머리를 넘기는 버릇이 있었고, 나는 여전히 그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가을 오후의 햇살이 그녀의 검은 머리칼 사이로 스며들어 마치 후광처럼 빛났다. 이 도시는 그때의 우리를 기억하는 마지막 증인인 것만 같았다.

"여기 아직도 있네." 그녀가 말했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싸웠던 카페였다. 유리창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지금과 과거가, 현실과 기억이.

커피 향이 코끝을 스치고, 옆 테이블 대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커피잔 위로 피어오르는 하얀 김 너머로 그녀의 눈이 보였다. 아직도 나를 헤아릴 수 없게 만드는 그 깊이.

"연애는 사람을 참 미련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십 년이 지났는데도 네가 그때 내게 무슨 말을 했는지 한 마디 한 마디 다 기억해."

나도 기억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했던 약속들, 지키지 못한 약속들, 그리고 마지막 다툼. 우리는 언제부턴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보다 이기는 데 더 집중했었다. 연애는 때로 두 사람의 전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보니 별 거 아니었네." 내가 말했다. "우리가 왜 그렇게 자존심을 세웠는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가야 해"라고 말했다. 결혼반지가 빛났다. 나도 집에 가면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계산을 마치고 카페를 나섰다. 가을바람이 거리를 쓸고 지나갔다. 낙엽이 우리 발 아래서 바스락거렸다. 마치 우리의 지난 기억처럼.

"이번 생에선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네." 헤어지기 전 그녀가 말했다.

손을 흔들며 등을 돌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의 배우자가 된 그녀는 더 이상 내 연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밤, 일기장을 펼쳐 우리의 재회에 대해 적으며 깨달았다. 진정한 이별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나도 예전처럼 아프지 않을 때 완성된다는 것을. 그리고 가끔은, 헤어진 연인들의 재회가 서로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