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재회: 다시 만난 그림자
현관문 앞에 그가 서 있었다. 10년 만의 재회. 그런데 왜 내 심장은 오늘도 도망치라고 외치는 걸까.
준호는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잡았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이 목덜미를 스쳤다. 그의 향수 냄새가 먼저 밀려들어왔다. 10년 전과 똑같은 샌들우드 향. 시간은 흘렀지만 어떤 것들은 그대로였다.
"오랜만이네, 준호야." 서진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하지만 준호는 그 온기 아래 숨겨진 서늘함을 느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서진의 눈동자가 마치 폭풍우 전의 바다처럼 깊고 위험했다.
"들어와도 될까?" 서진이 물었다. 준호의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지만, 입술은 이미 "그래"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서진이 거실로 들어섰다. 그의 걸음마다 마루가 삐걱거렸다. 집이 낯선 이를 경계하는 소리 같았다. 준호는 차를 내리며 손이 떨리는 걸 숨기려 애썼다.
"여기 살고 있다는 건 우연히 알게 됐어." 서진이 말했다. 우연. 그들의 관계에 우연이란 없었다. 준호는 도망치듯 이사한 이 동네를 서진이 어떻게 알았는지 묻지 않았다. 질문하면 대답해야 하니까.
"잘 지냈어?" 준호가 물었다. 그러자 서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준호만 알아볼 수 있는 미소. 그 미소가 10년 전의 기억을 한꺼번에 불러왔다. 폭풍우 치던 밤. 호수가의 오두막. 서진의 웃음소리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그리고 그 다음 날의 모든 것.
"난 네가 보고 싶었어." 서진이 말했다.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났다. 하지만 준호는 그의 손에 들린 검은 가방을 봤다. 서진은 항상 중요한 것을 그 가방에 넣고 다녔다.
"난... 널 잊었어." 준호가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10년간 매일 밤 꿈에서 서진을 만났다. 악몽 속에서.
서진은 웃으며 가방을 열었다. "하지만 난 널 잊지 않았어." 그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오래된 사진첩이었다. 준호의 심장이 멈춘 듯했다. 그 사진첩은 호수가의 오두막에 묻어두었던 것이었다.
"그날 밤의 진실을 함께 기억하고 싶어서 왔어." 서진이 사진첩을 펼쳤다. 첫 장에는 준호와 서진, 그리고 그 날 밤 오두막에서 함께 있었던 소녀의 사진이 있었다. 소녀는 웃고 있었지만,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준호의 차가 식어갔다. 서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우리의 비밀을 다시 한번 함께 간직하자, 영원히." 서진이 속삭였다.
현관문이 바람에 의해 스스로 닫혔다. 소리는 마치 관 뚜껑이 닫히는 것 같았다. 재회는 때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를 다시 마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