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연애: 달콤함과 쓸쓸함 사이
과자 봉지가 뜯기는 소리는 언제나 희망처럼 들린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 소리를 찾아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가 있었다. 24시간 편의점 구석, 칙칙한 형광등 아래서 과자 봉지를 뜯는 그녀의 모습은 묘하게 아름다웠다. 야간 근무 중 나는 창백한 얼굴로 커피만 사러 들어왔는데, 그녀는 다섯 종류의 과자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있었다.
"이거 다 드실 거예요?" 내가 물었다.
"아뇨, 맛만 볼 거예요. 과자 맛 리뷰 올리는 유튜버거든요."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 웃음이 새벽 3시의 어둠을 밝히는 듯했다.
우리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됐다. 마감 시간에 쫓기는 기자와 과자를 리뷰하는 유튜버. 과자처럼 달콤하고 가벼운 시작이었다. 그녀는 내게 다양한 과자를 맛보게 했고, 나는 그녀에게 밤샘 작업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과자로 배웠다. 그녀는 단 것을 좋아했고, 나는 짠맛을 선호했다. 그녀는 바삭한 식감을, 나는 쫄깃한 것을 좋아했다.
"사람의 취향은 과자 취향과 비슷해," 그녀가 어느 날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과자를 보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
그 말이 맞았다. 나는 오래 씹을수록 맛이 나는 과자를 좋아했고,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새롭고 자극적인 과자를 찾아다녔고, 인생도 그렇게 살았다.
우리의 일 년은 과자 봉지처럼 빠르게 비워졌다. 처음엔 너무 달콤해서 정신이 없었다. 중간에는 적당히 맛있고 편안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과자 봉지 바닥에 남은 부스러기처럼 되었다.
"난 다음 맛을 찾아야 해." 그녀가 말했다. 유튜브 채널이 성장하면서 그녀의 시선은 더 넓은 세상으로 향했다. 해외 과자 탐방, 유명 셰프와의 콜라보레이션. 그녀에게 나는 이제 맛을 잃은 과자 같았을까.
헤어짐은 과자 봉지를 비우는 것보다 훨씬 길었다. 아니, 과자를 먹는 모든 시간보다 길었다. 그녀의 짐을 실은 택시가 떠난 후, 나는 우리가 함께 먹던 과자들을 하나씩 꺼내 맛보았다. 이상하게도 모든 과자가 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달콤함은 덜하고, 쓴맛은 더 강하게.
지금도 나는 편의점에서 새로운 과자가 나올 때마다 그녀가 어떤 평가를 할지 상상한다. 가끔은 유튜브에서 그녀의 새 영상을 본다. 그녀는 여전히 과자를 사랑하고, 여전히 새로운 맛을 찾아다닌다. 나는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랑은 과자처럼 순간적이고 달콤하지만, 그 맛의 기억은 오래간다는 것을. 봉지는 비워져도, 그 단맛의 여운은 혀끝에 남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