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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연애

노래로 시작된 연애: 우리가 만든 하모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누군가의 심장 소리라고 했던가. 내 귀에 처음 그의 목소리가 도달했을 때, 세상의 모든 소음이 갑자기 멈춘 것 같았다. 호암 아트홀의 오픈 마이크 밤, 무대에 올라 기타를 든 그는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첫 음을 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깨달았다. 평범함이란 얼마나 기만적인 외피인지를.

"오늘 이 노래는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를 위한 거예요."

그의 손가락이 기타 줄을 튕기자 까맣게 잊고 있던 감정들이 차갑게 식어버린 내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세 번의 실패한 연애 후, 나는 사랑이라는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의 노래는 내 방어벽을 뚫고 들어와 심장을 두드렸다. 이 얼마나 교활한 침입인가.

노래가 끝나고 박수 소리가 홀을 채웠을 때, 나는 그가 내 테이블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그는 왼쪽 귀에 작은 보청기를 끼고 있었다. 아이러니했다. 다른 이들에게 그토록 아름다운 소리를 선물하는 사람이 소리의 세계와 온전히 연결되어 있지 않다니.

"혹시 이 자리 비었나요?" 그가 물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연애는 노래처럼 흘러갔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가끔은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항상 돌아오는 코러스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돌아왔다. 그는 귀로 들을 수 없는 것을 마음으로 듣는 법을 알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서 진정한 경청이 무엇인지 배웠다.

삼 개월 째 되던 날, 그는 내게 질문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봤을 때 알았어. 당신이 내 노래를 듣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은 박수를 쳤지만, 당신은 들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죠?"

그때 나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도 소리를 보는 사람이니까." 내 손이 움직여 수화로 이 말을 반복했다. 그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내가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코다(CODA)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알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계는 그날 밤 더 깊어졌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때로 들리지 않는 음표들로 채워지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연애란 그런 것이다. 세상이 들을 수 없는 우리만의 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지금도 종종 그는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나는 객석에서 그의 음악을 '본다'. 가끔 사람들은 묻는다. 둘이 어떻게 만났냐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어떤 사랑 이야기는 들려주는 것보다 노래로 불러야 더 아름답게 들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