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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연애

다이어트 연애: 살을 빼고 사랑을 채우다

체중계의 숫자가 깜박이는 5초가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던 그때, 나는 몰랐다. 더 긴 5초가 곧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부터 우리, 같이 다이어트할래요?"

커피숍에서 마주 앉은 민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달콤한 카라멜 마키아토보다 더 달콤하게 들렸다. 내 눈앞의 그녀는 67kg의 숫자가 찍힌 체중계 앞에서 한숨짓던 나에게 다가온 기적 같은 존재였다. 우리 회사 마케팅팀의 에이스, 날씬한 몸매와 똑부러지는 성격으로 모두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그녀가, 하필 나와 '다이어트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실은... 민지 씨가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이진 않는데요."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요. 내 속살을 봤으면 놀랄 걸요?"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다이어트 연애는 매일 아침 서로의 체중을 공유하고, 점심시간에 함께 샐러드를 먹고, 퇴근 후에는 한강을 따라 함께 달리는 일상으로 채워졌다. 민지의 비밀 노트북 폴더에는 우리의 체중 변화 그래프가 엑셀로 정리되어 있었고, 내 휴대폰에는 그녀가 추천해준 다이어트 앱이 가득했다.

"오늘은 500g 줄었네. 잘했어!"

그녀의 칭찬에 나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체중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빠르게 그녀에 대한 마음은 불어났다. 내 마음속 저울에 그녀의 무게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었다.

한 달 반이 지나고 8kg을 감량했을 때였다.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민지의 체중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가 없었다. 그저 나의 다이어트에만 열심이었다.

"사실... 고백할 게 있어요."

그날 저녁, 한강변 벤치에 앉아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회사 대표의 딸이었고, 내가 개발한 헬스케어 앱의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본 대표의 지시로 나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건강한 개발자가 더 좋은 앱을 만들 것이라는 대표의 특이한 철학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임무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체중계의 숫자가 깜박이는 5초보다, 고백의 말을 기다리는 5초가 더 길게 느껴졌다.

"이제 당신의 앱은 완성 단계고, 저도 임무를 마쳤어요. 하지만..."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찾아왔다. "이제는 진짜 당신을 좋아하게 됐어요."

내 몸에서 빠져나간 8kg의 무게만큼, 내 마음은 그녀로 가득 차 있었다. 다이어트는 끝났지만, 우리의 연애는 이제 막 진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때때로 삶은 무언가를 비워야 더 소중한 것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67kg에서 59kg가 되는 과정에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