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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재회

다이어트의 끝, 운명적 재회

열여덟 번째 다이어트의 마지막 날, 거울 속 내 모습이 15kg 전의 그녀를 닮아갈 때였다. 그날 그가 다시 나타났다.

"정말 민지 맞아? 너무 달라져서..."

카페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덮쳤다. 오년 만의 재회. 내 첫사랑이자 마지막 이별, 지훈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놀라움이 내 가슴을 채웠다. 맞아, 이 순간을 위해 150일 동안 토마토 주스와 닭가슴살만 씹으며 살아왔다.

나는 당당히 미소 지었다. 다이어트의 고통이 씻겨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살을 빼기 전의 나를 본 남자들은 눈빛이 다르다. 살을 뺀 후의 나를 만나는 남자들 역시 눈빛이 다르다. 하지만 전과 후를 모두 본 지훈의 눈빛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이 복잡했다.

"어...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내 팔을 살짝 잡았다. "정말 많이 변했네. 괜찮아?"

그 한마디에 나는 무너졌다. '괜찮아?' 몸무게를 물은 게 아니었다. 그는 내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 몸이 아닌 내 마음을 물었다.

카페의 창문으로 저녁 햇살이 비쳐들었다. 나는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지난 5년을 풀어냈다. 그가 떠난 후의 공허함,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들이 만들어낸 살과 함께 점점 커져가던 자기혐오. 다이어트는 내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너 떠난 후에... 내가 많이 방황했어. 살도 많이 쪘었고.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지. 널 잊으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내 고백에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미안해, 내가 그렇게 떠나버려서..."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화면에 '여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내 심장이 미세하게 떨렸다.

"아... 미안. 내가 먼저 가볼게. 결혼했거든."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SNS에서 봤어. 축하해."

그가 떠난 후, 나는 테이블 위에 남겨진 그의 커피를 바라보았다. 내가 15kg을 감량한 진짜 이유가 갑자기 선명해졌다. 다이어트는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그날 밤,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케이크 한 조각을 주문했다. 달콤한 크림이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몸과 재회하는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