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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연애

대학교 연애: 낙엽이 지는 캠퍼스에서

그녀의 웃음소리가 도서관 창문을 통해 흘러들어 왔을 때, 나는 잘못된 미적분 문제 앞에서 한 시간째 헤매고 있었다. 가을빛 햇살이 책장 위로 쏟아지던 오후, 그것이 우리의 시작이었다.

서연은 영문과 3학년, 나는 수학과 2학년이었다. 우리가 만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내가 늘 앉는 도서관 구석자리에 그녀가 실수로 내 노트를 가져갔고, 세 시간 후 사과의 표시로 내민 아이스 아메리카노 위에 둥둥 떠다니는 얼음조각들처럼 우리의 대화가 시작됐다. 캠퍼스의 벚꽃이 지고, 녹음이 짙어지고, 단풍이 물들기까지 우리는 계절을 함께했다.

"미적분보다 어려운 게 사람 마음이야." 서연이 내게 말했던 것은 중간고사가 끝난 후 한강변을 걸을 때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등 위에서 방정식을 그리고 있었다. "근데 재밌는 건, 둘 다 풀리면 답이 딱 떨어진다는 거지."

대학교 3년 차 가을, 우리는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벽에 붙은 학술 포스터처럼 뻔한 대학 연애였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특별했다. 캠퍼스 구석구석은 우리만의 지도가 되었다. 중앙도서관 계단은 첫 키스를 나눈 곳, 인문대 뒤 작은 정원은 그녀가 울었던 곳, 공대 건물 옥상은 내가 사랑한다고 말한 곳. 대학이라는 미로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는 법을 배웠다.

시험 기간엔 서로의 기숙사 앞에서 밤을 새우며 컵라면을 나눠 먹었고, 방학이면 가방 하나 메고 지방 기차를 타고 떠났다. 그녀의 문학적 감성은 내 수학적 사고와 충돌하면서도 이상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나는 그녀에게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해주었고, 그녀는 내게 보르헤스의 단편소설을 읽어주었다.

하지만 4학년이 되었을 때, 우리의 방정식에 새로운 변수가 끼어들었다. 서연은 런던 유학을, 나는 국내 대기업 입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제 문제가 복잡해졌네," 캠퍼스 벤치에 앉아 그녀가 말했다. 가을 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우리 발 앞에 떨어졌다.

"모든 방정식엔 해가 있어." 내가 말했지만, 목소리에 확신이 없었다.

졸업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서연은 내게 편지를 건넸다. "졸업할 때 열어봐." 그녀의 눈가에 물기가 돌았다. 나는 그 편지를 지갑에 넣었고, 우리는 기말고사와 취업 준비로 바빠지며 점점 떨어져갔다.

졸업식 날, 모든 학생들이 학사모를 공중에 던지는 순간 나는 그녀를 찾았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영문과 친구들 사이에서 웃고 있었다. 그때서야 지갑에서 편지를 꺼내 읽었다.

"우리의 대학 연애는 끝나지만, 우리의 사랑 방정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어. 다른 변수, 다른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모든 좋은 문제가 그렇듯이."

그녀가 내게 가르쳐준 것은 수학책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진리였다. 때로는 답을 찾는 과정이 답 자체보다 아름답다는 것. 대학교는 끝났지만, 우리의 방정식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볼 때면, 나는 그 해를 아직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