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운동: 마라톤에서 시작된 우리
그녀의 땀방울이 아스팔트 위에 떨어졌을 때, 내 심장은 이미 결승선을 넘어섰다. 마라톤 42.195km 중 37km 지점, 흔히 '벽'이라 부르는 곳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다리는 납처럼 무거웠고, 숨은 불길처럼 거칠었지만, 옆으로 흐르는 그녀의 실루엣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페이스 조절해요. 함께 가요." 그녀의 목소리는 거친 호흡 사이로 스며든 시원한 물 한 모금 같았다.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동행 제안에 고개를 들었을 때, 빨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이 햇살 아래 반짝였다. 땀에 젖은 포니테일이 리듬감 있게 흔들렸고, 그 순간 내 심장은 이미 달리고 있는데도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우리는 말없이 호흡을 맞추며 나란히 달렸다. 서로의 발소리가 점점 동기화되었다. 왼발, 오른발. 그녀의 왼발, 내 왼발. 그녀의 오른발, 내 오른발. 사랑이 시작되는 소리는 이런 것일까. 운동화가 아스팔트를 두드리는 리듬에 맞춰 우리의 이야기가 써지기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여기서 뛰어요." 결승선을 통과한 후 그녀가 말했다. 메달을 목에 걸고 물병을 나에게 건네며, 그녀의 눈이 웃고 있었다. 내 다음 주 일정은 그렇게 결정되었고, 그 다음 주도, 또 그 다음 주도.
우리의 관계는 마라톤처럼 진행되었다. 처음엔 열정적인 출발, 중간의 안정된 페이스, 가끔 찾아오는 난관의 '벽'. 그러나 운동화 끈을 함께 묶고,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며,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마라톤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페이스 조절이라지만,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첫 키스는 10km 훈련 후 한강변 벤치에서 일어났다. 입술 위로 맴도는 스포츠 음료의 달콤한 맛과 그녀의 가벼운 숨결이 섞였다. 프러포즈는 그녀의 첫 풀코스 완주일에 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그녀에게 물 대신 반지를 건넸고, 그녀는 엔도르핀과 기쁨의 눈물로 가득 찬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결혼식장은 당연히 러닝화를 신은 하객들로 가득했다. 서로에게 "평생 함께 달릴 거예요"라고 약속했고, 신혼여행은 보스턴 마라톤에 함께 참가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 아이와 함께 가족 마라톤을 뛴다. 가장 어린 둘째는 아직 유모차에 타고 있지만, 첫째는 이미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삶이란 결국 마라톤과 같다는 것을, 로맨스도 운동과 같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배워간다.
오늘도 새벽, 나는 옆에서 잠든 그녀의 맥박을 느끼며 생각한다. 모든 위대한 러너들이 알고 있듯이, 진정한 완주란 결승선을 넘는 순간이 아니라 함께 달려온 모든 순간들의 합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와의 매 순간은, 내가 평생을 달려도 지치지 않을 이유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