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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별

운동하는 시간, 이별의 순간

새벽 다섯 시. 장비를 챙겨 현관문을 열 때마다 그녀는 내게 등을 돌린 채 잠든다. 달리기는 내 몸을 단련시키지만, 우리 사이의 거리는 매일 조금씩 벌어진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아스팔트를 때리는 운동화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쿵, 쿵, 쿵. 심장이 뛰는 소리와 발걸음이 섞여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숨이 가빠지고 땀이 흘러 티셔츠를 적시기 시작할 때,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진다. 적어도 운동하는 동안만큼은.

육 개월 전, 그녀의 몸에서 발견된 암 덩어리는 우리의 일상을 산산조각 냈다. 의사는 '준비하라'고 말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알았다. 그때부터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망치는 심정으로, 나중에는 그녀를 위해 강해지기 위해서.

오늘 아침, 그녀의 가방을 발견했다. 짐이 모두 정리되어 있었다. 내가 운동하러 나간 사이 그녀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메모지 한 장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당신이 내 곁에서 천천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당신도 날 사랑한다면 이해해줘."

달리기 코스의 절반을 지났을 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그대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 비에 얼굴이 젖었는지, 눈물에 젖었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다리는 쑤시고 폐는 불타올랐지만, 계속 달렸다. 이 고통이 내 마음의 통증을 덮어줄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의 물건들은 사라져 있었다. 우리의 사진들만 그대로 벽에 걸려 있었다. 나는 젖은 옷을 그대로 입은 채 소파에 쓰러졌다.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지만, 이제는 운동 때문이 아니었다.

다음 날 새벽,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러닝화를 신었다. 그날부터 내 코스는 달라졌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녀가 떠났지만, 나는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이별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더 가까이 달려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우리의 이별이 완주가 아닌, 새로운 시작점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