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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재회

달리는 재회: 운동이 이어준 인연

숨이 턱에 차오를 때 그녀가 내 앞을 지나쳤다. 아침 공원의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은 트랙 위에서, 십오 년 만에 우리는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고등학교 시절 교실 맨 뒷자리에서 나와 함께 졸던 서연이 달리고 있었다.

운동이라곤 게임 컨트롤러를 움직이는 것밖에 몰랐던 내가 매일 아침 공원을 찾게 된 건 의사의 경고 때문이었다. "이대로 가면 서른다섯에 심장마비로 쓰러집니다." 그 말에 겁을 먹고 시작한 조깅. 초반엔 백 미터도 뛰지 못하고 헐떡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왠지 더 뛰고 싶었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서연의 실루엣을 눈치챘는지도 모른다.

두 바퀴째를 돌 때, 나는 그녀를 따라잡았다. 땀에 젖은 얼굴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이 커졌다. "민석아?" 예전처럼 무심한 듯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우리는 속도를 늦추며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해보니까 정말 효과가 있더라고." 서연이 말했다. "너도?" 내가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십오 년 만의 재회가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서연은 달리기를 시작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고 했다. 나보다 세 달 더 빨랐다. 그녀의 진단은 '번아웃 증후군'이었다. "퇴사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운동이 제일 도움이 됐어." 트랙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지난 십오 년을 압축해서 교환했다. 그녀의 결혼과 이혼, 나의 승진과 좌절.

두 번째 만남에서 우리는 함께 달렸다. 셋째 날에는 공원 벤치에 앉아 단백질 쉐이크를 나눠 마셨다. 그리고 넷째 날, 그녀가 말했다. "민석아, 우리 고등학교 때도 이랬잖아. 체육시간에 뒤처지면 서로 기다려주고." 나는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서연은 항상 포니테일을 흔들며 앞서 달리던 모습뿐이었다.

"넌 내가 천식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 다른 애들은 날 놀렸는데, 너만 기다려줬어." 그녀의 말에 나는 멈춰 섰다. 갑자기 열여섯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운동장의 끝자락에서 숨을 고르던 서연,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위해 일부러 느리게 달리던 나. 그녀가 자신의 약점을 들키지 않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

"그때 왜 그랬어?" 그녀가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가 좋았으니까." 서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도." 두 마디 고백으로 십오 년의 간격이 순식간에 메워졌다.

이제 우리는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만나 함께 달린다. 때로는 서로의 속도를 맞추며, 때로는 경쟁하며. 운동은 우리의 몸을 치유했고, 재회는 우리의 마음을 치유했다. 코스의 끝에 도달할 때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물어본다. "한 바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