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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재회

로맨스의 재회: 시간이 멈춘 카페에서

비가 내리는 카페의 창가에 앉아 있을 때, 열 해 전에 내게서 떠나간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주문한 아메리카노에서 올라오는 증기가 창문에 서려 바깥 세상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빗소리와 재즈 음악이 공간을 채우는 가운데,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혹시... 민지 씨?" 심장이 한 박자 건너뛰었다. 그 목소리는 열 해가 지났음에도 단 하루도 잊은 적 없는 음색이었다.

수현은 변해 있었다. 대학 시절의 날카로운 윤곽은 부드러워졌고, 눈가에는 작은 주름이 생겼다. 그러나 미소는 여전했다. 내 이름을 부를 때의 그 특유의 발음, 눈이 살짝 휘어지는 모습까지.

"앉아도 될까?" 그가 물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사이에 놓인 10년이라는 시간은 테이블 위의 두 잔의 커피만큼이나 뜨겁고 쓰라렸다.

"잘 지냈어?" 일상적인 질문에 담긴 무게는 산만큼 무거웠다. 내가 '그럭저럭'이라고 답할 때, 그의 눈은 내 손가락의 반지를 향했다. 반지는 없었다.

"나는..." 수현이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창밖으로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내려갔다. 마치 우리의 지나간 시간처럼 멈출 수 없이, 되돌릴 수 없이.

"그때 내가 떠난 이유를 알려줘야 할 것 같아."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런던으로 떠나기 전날, 의사가 폐암 판정을 내렸어. 말기였지. 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

갑자기 카페의 소음이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넌... 살아있잖아." 내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

"기적이라고 했어. 새로운 치료법이 효과가 있었어. 하지만 그때는... 널 사랑했기에 네가 나를 떠나보내는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어."

창밖의 비가 잦아들고 있었다. 수현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내 손을 향해 조심스레 움직였다. "용서해달라는 게 아니야. 그저... 알아주었으면 했어."

침묵이 우리 사이를 메웠다. 그때 그의 손목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내가 대학 졸업 선물로 준 시계였다. 10년 동안 그는 그것을 계속 차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아." 그가 말했다.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의 눈이 내 눈을 찾았다.

세계의 모든 시계가 동시에 멈춘 것 같았다. 우리가 나누지 못한 말들, 함께하지 못한 시간들이 이 순간 카페의 공기 속에 응축되어 있었다. 결국 내 손이 그의 손을 향해 움직였다. 어쩌면 모든 재회는 새로운 로맨스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시간은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