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미스터리: 내 남편은 누구인가
그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불은 펴지지 않은 채 그대로다. 어제 남편이 말없이 늦은 밤 문을 열고 들어와 옷을 입은 채 곁에 누웠다는 기억이 선명한데, 오전 7시 13분, 그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남편의 신발, 지갑, 휴대폰은 모두 그대로다.
이틀 전, 평소와 다른 눈빛으로 "우리 더 이상 비밀이 없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냉장고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치고, 그가 매일 마시던 프로틴 셰이크가 그대로 놓여있다. 손잡이의 차가운 금속 감촉이 실재함을 확인시켜준다. 남편의 부재는 실재하는가, 아니면 내 망상인가.
경찰에 신고할까 망설이다 그의 서랍을 뒤진다. 호텔 영수증 한 장과 내 이름으로 된 생명보험 증서. 그리고 낯선 열쇠 하나. 기름 냄새가 묻어있다. 남편의 손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냄새다. 열쇠를 쥐자 손바닥이 축축해진다.
서류 더미 사이에서 발견한 노트북은 비밀번호가 걸려 있다. 다섯 번의 실패 후, 우리 결혼기념일을 입력하자 화면이 열린다. 그곳에는 내가 아는 남편의 이력과 전혀 다른 프로필, 여섯 개의 다른 이름, 그리고 그가 최근 검색한 '완벽한 실종 계획' 문서가 있었다.
현기증이 밀려온다. 꽉 막힌 공기를 들이마시니 가슴이 조여온다. 내가 5년간 사랑했던 남자는 누구인가. 결혼식 날 그의 가족이라며 나타났던 사람들은 모두 배우였을까. 침대 아래 가방 속 여권 세 개, 모두 다른 국적과 이름이지만 그의 얼굴이다.
거실 벽시계가 8시를 알린다. 노트북에서 자동으로 이메일이 열린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난 당신이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당신을 향한 내 감정만은 진짜였다. 잊지 마. 절대 열쇠를 쫓아가지 마." 그리고 첨부된 좌표 하나.
인터넷에 좌표를 검색하니 한적한 창고 위치가 나온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심장 박동처럼 들린다. 열쇠를 쥐고 현관문 앞에 선다. 남편은 절대 가지 말라 했지만, 진실은 그곳에 있다.
지금 나는 좌표가 가리키는 창고 앞에 서 있다. 녹슨 자물쇠에 열쇠를 넣자 기름기 있는 소리와 함께 쉽게 열린다. 비가 내리는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소리만이 이 고요한 공간을 채운다. 문을 열기 전, 문득 깨달았다. 남편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발을 들이는 순간, 내가 아는 세상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