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학교: 그림자가 말하는 교실
첫 번째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학교는 비밀을 토해냈다. 나는 이상한 소문이 있는 전학 온 학교의 빈 교실에 홀로 서 있었다. 창문으로 떨어지는 햇빛이 먼지 입자들을 춤추게 했고, 나는 그것이 마치 오래된 필름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때 칠판에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환영합니다, 김태윤 학생. 당신은 247번째입니다."
내 이름이 칠판에 적혀 있었다. 아무도 내가 오늘 전학 온다는 것을 몰랐을 텐데. 247번째라는 건 또 무슨 의미일까? 손가락으로 글씨를 만져보니 분필 가루가 묻어나왔다. 실제로 누군가가 쓴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지우개로 지웠다. 그러자 지워진 자리에 새로운 글씨가 서서히 나타났다. "지우지 마세요, 태윤 학생. 우리는 당신을 오래 기다렸습니다."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나는 급히 자리에 앉았다. 첫 수업은 평범했다. 선생님은 나를 간단히 소개했고, 반 아이들은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건 창가에 앉은 여학생이었다. 수업 내내 그녀는 나를 응시했고, 쉬는 시간에 내게 다가왔다.
"너 몇 번째야?" 그녀가 물었다.
"무슨 말이야?"
"이 학교에 온 사람들은 모두 숫자가 있어. 난 183번이야. 너는?"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247번."
그녀의 눈이 커졌다. "벌써 그렇게 많이..." 그녀는 말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와."
옥상에서 그녀는 이 학교의 미스터리를 설명했다. 70년 전, 이 자리에 있던 학교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300명의 학생들이 사망했다고 했다. 그 후 재건된 학교에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특정 학생들만이 칠판에 쓰인 자신의 이름과 번호를 볼 수 있었고, 그들은 모두 화재로 죽은 아이들의 생일과 같은 날에 태어났다고 했다.
"우리는 그들의 환생이야."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학교는 우리를 기억해. 그리고 모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말도 안 돼." 내가 반박했다. "그런 건 미신이야."
"그럼 어떻게 칠판에 네 이름이 있었는지 설명해봐." 그녀는 내 손목을 잡았다. 그녀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300번이 돌아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
그날 밤, 나는 도서관 아카이브에서 70년 전 화재 기사를 찾아보았다. 희생자 명단에서 183번째, 내 옆자리 여학생과 똑같은 이름을 발견했다. 그리고 247번째... 내 이름과 같았다. 기사 마지막에는 "화재 발생 당시 학교에 있었으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학생 53명" 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300명까지 딱 53명이 남은 셈이었다.
다음 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자 칠판에 새로운 글씨가 있었다. "오늘 248번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창가에 있던 183번 소녀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누구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는 내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오래된 학생증 한 장이 있었다. 70년 전,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년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뒷면에는 손글씨로 쓰여 있었다. "우리는 결코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