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다이어트: 사라지는 것들의 비밀
마지막으로 체중계에 올라선 건 30일 전이었다. 영수는 눈을 감고 숫자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숫자가 깜빡이며 확정됐을 때, 그는 눈을 떴다. 75kg. 한 달 전보다 정확히 15kg이 줄어있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적도, 식단을 바꾼 적도 없는데.
"뭐지...?" 영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분명 옷은 헐렁해졌고, 뺨은 홀쭉해졌다. 그러나 그가 기억하는 한, 그는 평소와 똑같이 먹었다. 오히려 더 많이 먹었을지도 모른다. 살이 빠지는 것에 불안을 느껴 일부러 고칼로리 음식을 찾아 먹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기뻤다. 노력 없이 살이 빠지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속도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불안감이 엄습했다. 의사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다.
"영수야, 식사하자." 어머니의 목소리에 영수는 식탁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영수의 그릇에 평소보다 많은 밥을 담았다.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영수는 묵묵히 식사를 마쳤다. 그러나 이상했다. 분명 많은 양을 먹었는데도 배부른 느낌이 없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의 몸속에서 음식을 훔쳐가는 것 같았다.
일주일 후, 영수는 60kg이 되었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먹는 모든 것, 느끼는 모든 감각을 기록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그는 깨달았다. 일기장을 넘기다 보니 패턴이 보였다.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서 먹을 때마다, 그날 밤 꿈에서 검은 그림자가 그를 감싸안았다.
영수는 용기를 내어 그날 밤 잠들지 않기로 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척했다. 시계가 자정을 가리켰을 때, 방 안에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창문이 열린 것도 아닌데. 그리고 그때,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검은 안개 같은 형체가 영수의 침대로 다가왔다.
"누구세요?" 영수의 목소리는 떨렸다.
검은 안개는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영수는 공포에 질려 보았다. 그것은... 자신이었다. 다만 투명하고, 야위어가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네가... 내 에너지를... 내 살을..." 영수는 더듬거렸다.
그 존재는 미소지었다. "나는 네가 포기한 것들의 집합체야. 네가 이루고 싶었던 꿈, 하지 못한 말들, 억눌렀던 감정들. 네가 무시할수록 나는 더 강해져."
다음 날 아침, 영수는 체중계에 올랐다. 61kg. 어젯밤의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약간의 체중이 돌아왔다. 그는 결심했다. 억눌렀던 감정들을 표현하기로. 포기했던 꿈을 다시 쫓기로. 그날부터 영수는 일기에 '하고 싶은 것들'을 쓰기 시작했다.
한 달 후, 영수의 체중은 70kg으로 안정되었다. 밤에는 더 이상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가끔, 잠들기 직전에 귓가에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았다. "네가 다시 내 존재를 잊을 때, 나는 돌아올 거야." 영수는 그 말에 미소 지었다. 이제 그는 알고 있었다. 진정한 다이어트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채우는 것이라는 사실을.